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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작은 나라에서

이현주 이현주............... 조회 수 2605 추천 수 0 2008.03.22 22: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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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1. <과노긔이야기82/드림>중에서  

어떤 작은 나라에서

지중해 연안 프랑스와 이탈리아 사이에 모나코라는 작은 왕국이 있다. 이야기는 모나코 인구가 7천밖에 되지 않던 옛날로 돌아간다. 당시 모나코 왕은 나라를 운영할 재정이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세금을 올려 봤지만 문제는 세금을 낼만한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현실이었다. 궁여지책으로 도박장을 열고 외국인들을 끌어들였는데, 그래서 얼마쯤 수입을 올리긴 했지만, 그래도 나라는 가난했고 백성은 굶주렸다.
어느 날, 작은 왕국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그동안 살인사건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크게 놀랐다. 판사는 전례가 없는 일인지라 어떻게 판결을 내려야 할는지 무척 난감했다. 결국, 오랜 고심 끝에 살인자의 목을 자르는 것으로 결판이 났다.
“훌륭한 판결이군!” 왕이 말했다. “한데 문제가 있어. 우리한테는 단두대도 없고 형을 집행할 사람도 없으니 어떻게 그의 목을 칠 것인가?”
“그래서 생각해보았습니다만,” 법무장관이 말했다. “프랑스 정부에 서신을 보내어 단두대와 집행인을 빌려달라고 하면 어떻겠습니까?”
“훌륭한 생각일세!” 그래서 왕은 그날로 프랑스 정부에 편지를 보냈다.
얼마 안 되어 사신이 프랑스 국왕의 답장을 가지고 돌아왔다. 법무장관이 큰소리로 그것을 읽었다. “프랑스는 기꺼이 단두대와 집행인을 빌려주겠소. 경비는 일만 육천 프랑만 받겠소.”
“일만 육천 프랑이고?” 왕이 소리쳤다. “건달 녀석 하나 없애는데 그만한 돈을 쓸 수는 없지! 좀더 싼 값으로 죄인의 목을 칠 방법을 찾아보게.”
“이탈리아 국왕에게 요청하면 어떨까요?”
“좋은 생각이야! 곧 편지를 보내게.”
이탈리아 국왕의 답장이 도착했다. “이만 프랑만 내면 최신형 단두대와 솜씨 좋은 집행인을 당장 빌려주겠소.”
“이만 프랑을 내라고?” 왕이 몸을 떨었다. “그만한 돈이면 국민 일인당 이 프랑씩 주고도 남지 않는가? 생각해보게. 좀더 값싼 해결방법을 찾아보라고!”
“전하,” 장관이 머뭇거리며 말했다. “형 집행에 군대를 쓰는 게 어떨까요? 어차피 군대란 사람을 죽이라고 있는 것 아닙니까?”
국방장관이 말했다. “이 몇 년 동안 우리 군에서는 아무도 사람을 죽여보지 못했습니다. 총을 쏴본 적도 없어요. 우리는 그저 사열식이나 다른 국가의 행사에만 군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저 사형수는 목을 치도록 되어 있는데, 우리 군에는 칼을 쓸 줄 아는 병사가 없습니다.”
왕은 이 문제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해결책을 모색하라고 지시했다. 몇 차례 회의를 거듭한 끝에 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안을 왕에게 내놓았다. “전하, 죄수를 사형에서 종신형으로 감형시켜주십시오. 그러면 전하의 자비심을 보여줌과 동시에 형을 집행하는 경비도 덜 수 있을 것입니다.”
“훌륭한 생각이군!” 왕이 소리쳤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네. 우리에게는 감옥이 없고 간수도 없지 않은가?”
결국 왕실 부엌에서 멀지 않은 곳에 비어 있는 작은 방 하나를 사람들이 찾아냈다. 죄수를 그 방에 가두고 간수를 하나 세워 감시하면서 먹을 것을 가져다주라고 했다.
연말이 되어 왕실 재정장관이 왕에게 보고했다. “전하, 그동안 죄수를 감옥에 가두고 지키며 먹이는 데 든 비용을 산출해보았습니다. 물론 간수 월급도 포함되었지요. 전하, 그 돈이 무려 육백 프랑이나 되었습니다!”
“육백 프랑?” 왕이 소리쳤다. “말도 안돼! 죄수는 아직 젊고 건강하네. 앞으로 오십 년은 더 살 거야!”
왕실 자문관들이 불려왔다. “좀더 싼 경비로 저 골칫덩어리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아보게.”
오랜 침묵을 깨고, 한 자문관이 말했다. “간수를 해고하면 어떨까요? 육백 프랑의 대부분이 그에게 월급으로 지급되었습니다.”
“간수가 없으면 죄수가 도망칠 텐데요.” 다른 자문관이 말했다.
“바로 그거야!” 법무장관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놈을 도망치게 합시다! 그러면 그를 가두어두고 먹이는 데 필요한 돈을 내지 않아도 되지 않겠소?”
“기막힌 생각이군!” 왕이 소리쳤다. 그러고는 곧장 간수를 해고했다.
왕의 신하들이 건물 모퉁이에 숨어 죄수의 동태를 살폈다. 그런데 죄수는 식사시간이 될 때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정오에 문밖으로 나와 간수를 찾더니 그가 보이지 않자 제 발로 왕실 부엌을 찾아가서 자기 몫의 음식을 받아먹고는 다시 방으로 돌아와 문을 닫았다. 저녁 먹을 시간이 되자 같은 식으로 나와서 자기 밥을 먹고 들어갔다. 그렇게 이틀이 지났다.
다시 위원회가 소집되었다. 이번에는 법무장관이 직접 죄수를 만나서 자유의 몸이 되었으니 어디로든 가도 된다고 말해주기로 했다. 법무장관이 죄수에게 말했다. “우리는 간수를 해고했다. 전하께서는 네가 어디로 도망을 쳐도 화를 내지 않겠다고 약속하셨다.”
“전하께서 화를 내시든 말든 상관없어요.” 죄수가 말했다. “난 갈 곳이 없습니다. 장관께서 내게 사형을 언도하는 바람에 내 평판이 나빠져서 아무도 나를 고용하려 하지 않거든요. 게다가 이 나라 정부는 한 번 한 말에 책임지는 법을 배울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나를 죽이겠다고 하더니 죽이지 않았어요. 다음에는 죽을 때까지 감옥에 가두겠다고 했는데 또 마음을 바꾸었지요. 그런데 지금은 내 간수를 해고시키고는 할 수 없이 내 발로 부엌으로 가서 음식을 받아먹게 했습니다. 더 이상 정부를 믿을 수가 없어요. 난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겁니다!”
왕실 자문관들은 골치가 아팠다. 이 비싼 죄수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머리를 짜내어 궁리한 끝에 죄수에게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우리는 자네에게 연봉 사백 프랑을 주기로 했네.”
"어림없소!” 죄수가 대꾸했다. “사백오십 프랑을 받기 전에는 꼼짝도 하지 않겠소. 거기에다가 이 방을 내어주는 값으로 오십 프랑을 얹어주시오.”
위원회는 협의를 거쳐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는 나라에서 받은 돈으로 땅을 조금 사고 채소를 심었다. 해마다 정해진 날에는 왕실로 와서 자기 몫의 돈을 받아갔다. 그는 정말 운이 좋은 친구였다. 무엇보다도 사람을 감옥에 가두거나 단두대에 세우는 데 쓰이는 경비를 아끼지 않고 지불하는 나라에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것이야말로 그의 가장 큰 행운이었다.

기도: 주님, 잘한 사람에게는 상을 주고 잘못한 사람에게는 벌을 주는 게 당연한 상식으로 통하는 곳이 바로 이곳 사람들 세상입니다.
저도 여태껏 그런 상식으로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그렇겠지요? 하지만, 주님, 이 ‘당연한 상식’을 벗어나
더 이상 상훈도 없고 처벌도 없는 그런 세상을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헛된 기대도 없고 터무니없는 두려움도 없는 나라, 오직 사랑만이 모든 것을 다스리는 그런 나라 백성으로 살고 싶습니다.
이게 과연 헛된 꿈일까요?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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