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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꼬부랑말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3734 추천 수 0 2008.05.15 12:3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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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시롭게 비찌락질(비질)을 해불드랑게요.” 요즘 정치판에 대해 한마디씩.
“아조 세종대왕 뿌렁구를 뽑아부는 수준이듬마. 여그가 워디 엘에이땅이여. 나랏말쌈을 가지고 지앙부리믄(말썽 일으키면) 안되재.”
낫놓고 기역자는 알아도 빨래집게를 에이자로 볼 사람은 없는 요쪽 동네는, 영어하고 생전 담쌓은 동네다. 그냥 우리는 이렇게 살다 죽을 것이다.

할매들 몇분이 중국에 댕겨온 일 말고는 외국물을 먹은 사람은 내가 전부.
가끔 내 거처에 외국인 친구들도 놀러오는데, 한번은 마을에 사진찍으러 내려갔다가 꼬부랑 할매들에게 ‘만짐’을 당하고 얼굴이 새빨개져 ‘헬프 미!’ 뛰쳐올라오기도.
만져보니 진짜 금발이더라, 코끼리도 아니고 코가 뭐할라 그렇게 크냐느니….
처음 보는 금발 총각을 우왁스럽게 만지셨을 일을 생각하면 웃음부터. 헬로우, 땡큐, 빠이빠이 정도면 영어완전정복. 그렇지, 사람은 정으로 만나는 것이지 ‘말빨’로 만나는 것이더냐.

남녘 북녘 꼬부랑할머니는 본척 만척 하는 자들이 미국 할머니들에겐 꼬부랑말을 앵겨보겠다네. 전세계적으로 효성을 다해볼 작정이신가.

〈 글·그림 | 임의진 목사,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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