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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졸업식 날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3736 추천 수 0 2008.05.15 12:3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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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생 아이들 졸업식 날.
쌀뜨물도 못 먹을 지경인 농촌 현실은 잠시 잊고, 학부모들이 옥색 치마를 펄럭이며 학교를 찾았다.
농사일도 인생학교도 아직 졸업하지 않았으니 외려 학생은 부모들인지도 몰라.
아이들 입에 밥 들어가는 것과 논바닥에 물 들어가는 것으로 행복을 삼았던 그이들.
그래 죽고 싶어도 죽지 못했던 그이들.
교문 앞에서 꽃다발 하나씩 사 들고는 누런 이를 다물지 못하고 흐뭇한 표정들이다.

왜 왔냐고 교실까지 들어오지 말라고, 무엇이 부끄러울까 고개를 숙인 아이들도 있었다.
중졸, 고졸이 전부인 못 배우고 못난 부모라도 너를 낳아 먹이고 입힌 어버이란다.
자장면 집에 가서 탕수육도 시키고, 간만에 우리 가족 외식도 한 번 하자꾸나.
너는 내가 없이도 살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널 희망 삼아 예까지 살아 왔단다.
네가 없었다면 저 돌밭에 쇠스랑 박으며 억척같이 몸 부리고 살아졌을까.

졸업식을 마친 텅 빈 운동장에 회오리 바람이 불더니, 하늘 높이 따라 올라간 꽃잎들이 학교로.
그리고 농가로 뿌려지고 있었다. 꽃눈이 훨훨 내린 날.

〈 글·그림 | 임의진 시인·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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