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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죽엽 탁주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3671 추천 수 0 2008.05.15 12:5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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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회전이 싫어, 좌회전이 좋아.” 농 삼아 만든 노래를 부르며 차를 모는데, 좌회전 골목이 주막거리다.
“여그다가 차 찡기고(가운데다 주차하고) 택시 타고 들어가세. 꼬순(고소한) 냄새에 넋이 까빡 나가네야.” 딸기 농사짓는 친구가 팔을 잡아끈다.
지역마다 막걸리 맛이 다른데, 담양 막걸리는 대나무골 명품 죽엽 탁주, 맛이 깨끗하고도 깊다.
두부 김치 하나 시켜놓고 여름처럼 더운 밤바람을 쐰다. “저거이 겁나 해리당께. 니가 시뱅을 묵고 나가 니뱅째 묵는당게로 그라네.
뎁데 고깔(오히려) 지가 한뱅 더 묵었다고 지랄이시.” 많이 마신 것도 자랑인가. 그것 가지고 입쌈질이냐.
“한나 둘 싯 닛 다서 여서 일고 야달 아곱 녈.” 요쪽 말로 막걸리병을 센다. 밤이 열한시가 넘어간다.
주막도 파할 채비다.
“교인덜은 술을 안하듬마, 근디 돈은 겁나게 밝히듬마. 술에 취하나 돈에 취하나 오십보 백보재. 저거이 십자가가 아니라 보태기자여.”
으슥한 교회 담벼락에다 오줌들을 싸면서 나를 놀린다.
“찌릉내 안나게 목사님이 봄비 내래 달라고 기도하쇼잉. 크흐.”

내일, 들녘에서, 노동판에서, 주막거리에서 건강하게 다시 만나자며 약속했다.
“얌마 똑바로 걸어가. 오른쪽으로 그라고 가다간 낭떠러징께.” 가끔은 정신을 놓고 싶은 때가 있다.
그래도 우리 그렇게 막가지 말자.
입술을 깨물며 돌아서는 뒷모습이 서로들 안쓰러워 이름을 불러본다.
예전에는 막걸리 병보다 동무들 수가 많았는데, 이제는 반대가 되었다. 그래서 더욱 귀한 이름들.

〈 글·그림 | 임의진 목사·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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