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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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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밭에 차를 길러 죽녹차를 만드는 친구가 있는데 차씨를 한 되박이나 주어 나도 심었다.
전에 심은 차 묘목은 잘 자라주니 내후년쯤 처음 찻잎을 딸 수 있을 듯 보인다.
차씨를 심고, 곧 전시회가 잡혀있어 며칠 틀어박혀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까치떼들이 하도 울어쌌는거라.
개코가 달렸나 도대체 어찌 알았을꼬. 일가친척까지 시꺼멓게 몰고 와설랑 ‘잔치 잔치 열렸네’ 차씨를 파먹고 계셨다.
나야 식료품 가게도 갈 수 있고 그대에게 찾아가 밥 한 끼 얻어먹을 수 있지만서도 새들은 산에서 먹을 걸 다 해결해야 한다.
그래 너무 원망하지 않기로 했다. 잘 생각했지? 차야 친구한테 얻어먹으면 되는 거고….
예전 사람들은 산에서 먹을거리를 모두 해결했다.
허균이 엮은 ‘한정록’에 보면 이러한 이야기가 잘 소개되어 있다. “매화로는 국을 끓여먹고, 무나 옥란으로는 국수를 만들고, 모란으로는 음료를 달이며, 장미와 산수유로는 장을 담근다. 구기자와 파, 자형화, 등나무꽃으로는 반찬을 만들 수 있다. 그 밖에 콩꼬투리, 오이지, 나물순, 송홧가루, 죽순은 산에 사는 사람들의 반찬이다.”
지금은 맥이 끊겨 어떻게 반찬을 해먹는지 도통 알 수 없는 게 안타까울 따름.
이 산 저 산 의지하여 사는 벗님들로부터 산나물에 밥 비벼 먹자는 초대를 받곤 한다.
애고, 요놈의 인기는 당최 식을 줄을 모른다니깐.
〈 글·그림 | 임의진 목사·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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