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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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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중구에서도 희귀할 ‘중앙 다방’, 우리 면에 어엿이 있다.
내 사는 곳이 우주 배꼽이라면 변두리 다방도 지방 다방도 아니라 중앙 다방쯤 하나 있어야 하는 거 맞다.
중앙 다방은 우리 남녘의 자존심이다 이 말씀이다.
언젠가 친구 따라서 무정면에 있는 ‘별 다방’에 가봤다.
쌍화차 한 잔 얻어마시고 감기가 뚝 끊어졌다.
다시 가보련 했는데, 감기가 걸리지 않아(핑계 한 번 좋아) 몇 해 발길을 못했다.
사실 우리 집이 별 다방 본점이다.
내 별명이 ‘떠돌이별’이라 손님들이 우스갯소리로 별 다방이라 그런다.
다방표 커피도 끓여 내고, 배고픈 사람에게 하다못해 빵쪼가리라도 내놓는다.
다만 마담 언니가 아니 계심이 문제인데, 그렇다고 내가 빨간 립스틱 짙게 바를 수는 없는 노릇이고….
겉보기 요란한 전원 카페는 찻값이 너무 비싸고. 게다가 드나드는 손님들하고 정서적으로 맞지 않는다.
거리를 주름 잡는 수입 커피 전문점은 값도 값이지만, 수준 미달 음악 선곡은 아주 짜증 대폭 유발감이다.
오늘은 중앙 다방에 가서 차라리 이미자를 한번 들어보고 싶구나.
집에서 듣는 이미자는 왜 이렇게 어색하고 무감할 따름인지.
새가 전깃줄에 앉듯 다방 소파를 움켜쥐고 앉아 한 세월 흘러간 낡은 이야기들 차근차근 꺼내보고 싶은, 그런 어느 봄날 오후.
<글·그림|임의진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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