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달샘 - 어느 철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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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철새에게

이해인 이해인............... 조회 수 3814 추천 수 0 2008.06.20 19:42:56

.........

777.

어느 철새에게

너의 길은
너무 멀다

장거리 여행을 준비하면서
몸무게의 55퍼센트를 지방질로
채우기 위해
소화기관을 일부러
25퍼센트까지 줄인다는
네 처절한 절제와
날갯짓을 생각하니
절로 눈물이 났다

내가 걷는 삶의 길
시의 길도
머나먼 길이지만
아무것도 덜어내는 노력 없이
편한 것을 찾는 내가
부끄러웠다

자유가 무엇인지
너는 알겠지?

산과 가까울수록
말은 아끼게 되더라고
네가 말했지?

ⓒ이해인(수녀)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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