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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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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 주소지 없이, 캠핑카를 몰고 다니며 유랑살이를 하는 동무들이 있다. 그 중 한 집시 청년이 차를 끌고 와설랑, 아니 집을 끌고 와설랑, 레게 음악을 틀어놓고 간이역을 삼고 있다. 밥 말리의 자메이카나 베네수엘라, 브라질 어디 골목 끝집이나 되는 듯. 덕분에 나도 캠핑하는 즐거움을 같이 느껴본다.
싣고 다니는 간소한 세간들, 길에서 만난 친구들과 ‘여름’이라는 고운 이름을 가진 강아지, 한 잔의 술과 아라비안나이트보다 길고 재밌는 얘기들, 곳곳을 떠돌며 찍은 사진들이 타악기를 바탕으로 한 리듬과 함께 댁대굴댁대굴 흘러든다. 산길로 운동 나오신 할머니들도 구경이 났다.
“젊은 양반들이 한 곳에서만 살라치믄 벌떡증이 날 것인디 여거이 아조 좋은 생각이요야.”
“종우떼기에다 쓰쑈. 버스가 아니라 집이라고. 안그라믄 버슨질 알고 태워주락 안 허겄소잉.”
“밖에서만 좁아 뵈재 안은 이상 할랑할랑 하구마니. 비 한 번 뒤집어쓰믄 떼꾸정물도 안 끼겄고 말이여. 목간물까지 나오는 요런 차들이 외국에는 쌔 부렀닥 하드랑게로. 자우당간 부럽소야. 벨시롭게 살어가는 사람들이 늘믄 늘수록 시상이 재미져불 것은 당연지사재.”
오늘 밤엔 ‘집시 여인’을 부르며 놀아야겠다. “집시 집시 집시 집시 여인. 끝이 없는 방랑을 하는, 밤에는 별 따라 낮에는 꽃 따라, 외로운 집시 여인….”
집시들과 무욕의 삶을 노래 불러야지.
<글·그림 | 임의진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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