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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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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에 논물이 가득 찼다. 개구리도 뇌성벽력에 놀라 올챙이 아가들 데리고 안전한 웅덩이로 대피했겠다. 앞으로 한두 달은 비 구경을 오지게 하게 생겼구나. 풀잎이나 나뭇잎에 보이던 청개구리가 유리창에 달라붙어 기어오르고 있다. 나처럼 엄마 잃은 청개구리인가. 동병상련의 정을 나누자는 방문이신가.
개굴개굴 울지 않고 굴개굴개 울고, 냇가에 가자하면 산으로 올라가고, 씨득씨득 말을 안들어 엄마 애간장을 녹이던 청개구리. 개울가에 묻어라 해야 산에 묻어 줄까봐 엄마는 이상한 유언을 남기고 눈을 감았다지. 청개구리는 뒤늦게 후회하고, 유언을 따라 개울가에 엄마 무덤을 썼다. 비만 내렸다하면 엄마 무덤 떠내려갈까봐, 불효했던 거 죄송해서 눈물 콧물 울어댄다지. 이 흔한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로구나.
비 내리는 날이면 어머니 품에서 늦잠 자던 행복, 학교 앞까지 우산을 들고 마중 나와 계시던 인자한 사랑들. 그러나 난 어떠했던가. 오늘은 일찍 불 끄고 잠이나 자야겠다. 꿈에 부모님 뵈면 좋으련만. 돌아가신 뒤로 두 분이 통 꿈에 안 나타나신다. 꿈에서밖에 뵐 길 없는데…. 비오는 날이면, 불효자들은 청개구리보다 슬프다.
<글·그림 | 임의진 목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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