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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용구샘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3733 추천 수 0 2008.11.17 22:3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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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빛나는 별은 없다더니, 별이란 별은 모조리 어깨를 건 별밤이구나. 낮에 산림감시단 대원이신 원대방 영감님 한분이 들려준 병풍산 용구샘 전설. 용뿔로 팠다는 용구샘은 저 산꼭대기 어디쯤… 하며 올려다보는데 별이 산보다 샘물보다 높이 떠 푸르게 빛났다. “비가 짠뜩 안오고 가물믄 원님 이하 제를 지내는디, 용구 새암 바우벽에다 뒤야지(돼지) 피를 바른다 아니여. 그라믄 아이사까(아니나 다를까) 장대비가 내려가꼬 그 피를 쏵 씻어 분다여. 삼시번(세번) 할 것도 없이 말이여.” 줄줄이 전설 따라 삼천리. 신기한 이야기들을 주워들었다. 담배 두어 개비 더 피시더니 “요새 시상하고는 딴 시상이었응게 가능헌 일이겄재? 목마름사 점방 가서 생수 사묵고, 미국 쌀도 수입해 부는 판인디, 가물어 봤자 누가 기우제 같은 거 허고 자빠졌겄어.”

용구샘에서 내려온 물이 모여 있는 저수지 길. 저수지 물이 많이 말랐구나. 논에 물 대는 농사철은 아니니 걱정은 없다만, 가물면 물고기들이 탁한 물 마실까 걱정, 나는 별의별 걱정. 등굽잇길, 산책은 여기까지만 하자. 푸진 가을비 한번 내렸으면 싶네. 밤바람이 부쩍 차가워졌어. 용구샘 물도 차가워졌겠다. 새들 말고는 찾아주지 않는 용구샘. 한번 가봐야지.

<글·그림|임의진 목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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