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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9<하루기도/생활성서>171
체념에서 사랑으로
이럴 줄 알았습니다. 주님
결국 지난 주일에 드린 저의 소원 기도를 묵살하시는 군요.
자정을 두 시간 앞둔 지금, 정향의 통증은 여전하고
그것이 사라질 분명한 조짐도 보이지 않습니다.
괜찮습니다, 기도하고 안 하고는 제 소관이요
기도를 들어주고 안 들어주고는 주님 소관이니까요.
저는 더욱 정신 차려 오직 지금 이 순간 앞에 있는 것을
사람이든 사물이든 상황이든 간에
사랑으로 대하는 일에만 마음을 쏟겠습니다.
다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에요.
저 자신을 위해섭니다.
저를 위해서 모든 것을 사랑하기로 마음먹는 거예요.
치밀어 오르는 울화와 낙심과 원망으로 개똥같았던 하루를
이런 기도로 마감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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