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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 피카소, 추위와 사랑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196 추천 수 0 2015.10.18 07:5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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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었다. 인연하여 함께했던 여인들, 그러니까 첫사랑 올리비에와 동거녀 에바, 첫번 결혼 상대자였던 무용수 올가, 부나방 같았던 열애의 주인공 마리 테레즈, 서커스단의 곡예사 출신 누쉬 엘뤼아르, 우는 여인 도라 마르와 법대생 프랑수아즈 질로, 말년을 함께한 재클린까지….


아니라는 설도 있지만, 파리의 라파예트 백화점 네거리에서 피카소는 소녀 테레즈를 처음 만났다고 한다. “나는 피카소라는 화가요. 그대의 초상화를 그리고 싶소. 우리가 함께한다면 놀라운 작품이 탄생할 거요.” 팔을 붙잡고 다짜고짜 첫마디가 그랬다고 한다.


사랑은 구름처럼 떠도는 유령이어서 어디로 흐를지 모르는 감정. 책임과 약속의 울타리가 아니라면 화가의 사랑은 범람하기 일쑤렷다. 피카소는 추운 밤을 못 견뎌 했다지. 아마도 스페인의 항구도시 말라가에서 태어난 때문이리라. 말라가는 캘리포니아처럼 다습고 밝은 땅. 게다가 피카소는 밤을 혼자 새우는 걸 지독하게 싫어했다. 난로에 장작불을 피우면 될 일을 기어이 뜨거운 사람의 체온을 찾기 바빴다. 그럼에도 용맹정진, 수만 점에 이르는 그림을 그려냈다. 공산당에 가입하고 숱한 염문을 뿌려 난리굿판 인생이었지만 결코 창작에 게으르지 않았다.


갈색 나뭇잎은 다투어 떨어지고 밤이슬도 차가운 때. 외양간과 풀냄새, 찬 공기도 좋긴 하지만 더운 바닷가가 다시 그리워라. 마마스 앤드 파파스의 노래엔 따뜻한 캘리포니아 꽃들과 선인장, 파도 소리가 들리는 거 같아. “난 교회당에 들어섰죠. 무릎을 꿇고 기도했어요. 목사님은 보통 추위를 즐기죠. 그분은 내가 이 추위 속에서 캘리포니아 꿈을 꾸는 걸 알고 있겠죠. 나무 잎사귀가 모두 갈색이네요. 하늘은 잿빛이고요. 산책을 나갔죠. 어느 겨울날… 나는 따뜻한 캘리포니아로 가는 꿈을 꿔요.” ‘캘리포니아 드리밍’이라는 노래 가사다. 피카소가 해변에서 파라솔을 높이 들고 연인이랑 웃으며 노니는 사진을 앞에 놓고, 밤바람이 차가워 외투를 둘러쓰고서 시방 이 글을 쓴다.

 임의진 |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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