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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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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2901.
산소에서
때를 놓쳐 망초 무성한 산소의 풀을 깎는다
처음 써보는 예초기가 영 어색하고 조심스럽다
먼저 할머니 산소
우리 땐 이런 걸 먹었단다, 송기를 벗겨주시던 어릴 적 생각이 난다
다음은 아버지
분에 오르니 갑자기 무동을 탄 듯도 싶고
생전에 그래본 적 없는 면도를 해드리는 심정이다
숨이 턱에까지 차올라 잠시 쉰 뒤 이번엔 막내 동생이다
형을 도와 목회의 길을 걷고 싶어 했던
어찌 그 꿈을 접고 하늘로 먼저 간
다 깎고 나니 까까머리 중학생 동생의 얼굴이 떠오른다
갈퀴를 들고 풀을 정리하는데
산소 뒤편 둑에 빨갛게 잘 익은 산딸기
수고했구나
고마워
할머니와 아버지와 동생
누군가 내 이마의 땀과 마음의 눈물을 닦는다.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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