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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2256 <깨달음의 노래8/지금여기>

깨끗한 날개
나는 빨래되어 내걸린 바지.
그러나 지금 나는 바지가 아니다.
허공에 나부끼는 검정색 천이다.
주인이 내 안에 들어올 때
그때 비로소 나는
서고 앉고 눕고 걷는 바지로 살아난다.
내가 할 일은 다만
떠나간 주인이 돌아오기를
그리움으로 기다리는 것일 뿐이다.
주인은 지금 다른 바지를
입고 있지만
내 여기 허공에 나부끼는 몸으로
기다림을 놓아버리지 않는다면
그리움을 지워버리지 않는다면
머잖아 텅 빈 내 몸을 채우고
나로 하여금 활기차게
서고 앉고 눕고 걷게 할 것이다.
그것을 믿고 바라기에
나는, 허공에 나부끼는 천이 아니다.
빨래되어 내걸린 깨끗한 날개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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