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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 동백꽃 절개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59 추천 수 0 2017.11.16 1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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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박싸박은 눈길을 걷는 소리. 그런데 눈이 드문 이런 겨울도 처음이구나. 어서 싸박싸박 걷고 싶은데 낮에는 봄만 같다. 볕이 따스워 동백이 서둘러 피었다. 동백의 전설을 그대 아시는가. 옛날 중국에 욕심 많은 왕이 살고 있었대. 시골 작은 성주인 동생이 평판이 좋자 혹시 역모하지 않을까 의심이 깊었지. 동생은 얼른 눈치를 채고 어린 아들을 피신시킨 뒤 양자를 들였어. 왕은 양자를 모함하여 죽이고 시골에 숨어살던 아이까지 잡아들였어. 동생은 친자식을 살려보려고 그 아이는 제 아이가 아니라고 우겼지. 왕은 칼을 동생에게 쥐여주면서 말했다. 친자식이 아니라면 네가 죽여라. 왕의 동생은 피눈물을 흘리며 친아들의 목을 벴어. 그러곤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 왕의 동생은 동백나무가 되어 붉은 피 같은 꽃을 피웠고 아버지 손에 죽은 아들은 포르릉 날아올라 새가 되었는데 그게 동박새란다. 동백나무숲을 떠나지 못하고 울고 또 우는 새.
동백이 가장 눈부신 곳 땅끝 동네에서 오래 살았다. 백련사 동백을 보면서 자처한 유배의 비감을 달래고는 하였지. 산골로 이사를 오며 동백 두 그루 가져와 옮겨 심었는데 잘 자라주었다. 덕분에 해마다 반가운 꽃숭어리 가깝게 만진다. 공중에 별이 높고 정원에 동백꽃 핀 밤이면 세상이 아무리 어두워도 스며드는 빛줄기에 희망을 얻게 된다.
겨울밤은 차가워서 별빛이 배나 형형해라. 창문을 열고 오래도록 별구경을 한다.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으니 화목보일러로 지내는데 넓은 거실은 포기하고 방에만 불기를 조금 넣어 지낸다. 영화 <그랜토리노>에서 한국전 참전용사 코왈스키 아저씨가 맥주를 얻어 마시려고 베트남 몽족 주민들과 친해지는 것처럼 나도 머잖아 뜨시다는 경로당에 궁둥이를 밀어 넣어볼까. 나랏돈으로 활활 달군 장판에 들러붙어 따스운 겨울밤을 나고 싶기도 해. 아서라 말아라. 위안을 삼는 건 동백뿐. 꽃이나 보며 시리고 추운 마음을 달래보리라. 하얀 배신과 검은 협잡이 판을 치는 세상. 빨간 동백을 보면서 뜨거운 절개와 심판을 다짐해본다.

임의진 |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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