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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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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743
성모님
투명한 가을하늘
성모님을 부르면
해 뜨는 마음
가난해서 뜨거운
우리네 소망의 촛대 위에
불을 켜는 어머니
쉬임 없이 타오르는
주홍빛 불길
두 손에 가득 받아
언 마음을 녹인다
깊은 산골짜기
산나리 향기 먹고
담담히 흘러가는
물 같은 여인의 사랑
맑은 물 가슴에 차서
쓰디쓴 목마름을
씻어 없앤다
가을꽃 피어나듯
조용한 향기로
숨어 오시는 어머니
그의 이름을 부르면
길이 열린다
거미줄로 얽힌 죄 많음을
후련히 쏟아 버린
돌아오는 길
가난한 우리네가
펄럭이는 촛불 되어
돌아오는 길
해를 안은
성모님과
영원을 산다.
ⓒ이해인(수녀) <사계절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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