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귀 청소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126 추천 수 0 2018.06.09 07:50:37
.........

l_2016060901001069600083201.jpg

열기를 식히는 비바람에 나도 모르게 말뚝잠. 엄마 무르팍에 누워 있었더라면 귀 청소를 청했겠다. 엄마 품에서 강아지처럼 콜콜 잠들었겠지. 어려서 집에 수수 빗자루, 갈대 빗자루, 싸리 빗자루… 교회에 딸린 목사관은 창고나 진배없어 빗자루를 비롯해 물걸레자루까지 무슨 청소용역 수준이었다. 만날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청소’. 예배가 끝나면 어머니와 함께 집에 빨리 가지 않아도 되는 과부 아주머니 몇, 똘마니인 나는 부지런히 교회당 곳곳을 청소했다. 지금도 내 취미와 특기는 청소. 아버지 목사님과 장로님들은 부지런히 새 빗자루를 손수 만들어 공급하셨다. 그중에 얇실얇실한 갈대 빗자루에서 뚝 하니 한 줄기를 뜯어다가 서랍에 넣어두곤 가끔 가느다란 그걸로 귀를 후벼주셨다. 귀지를 파내려는 게 아니라 간질이는 용도로. 이비인후과 병원에선 나무랄 소리겠지만 그래도 지금 내 귀는 너무 밝아 음악을 가려듣고 누가 내 흉보는 소리를 하면 천리만리라도 다 들린다.
코딱지는 새끼손가락으로 무지막지하게, 새빨간 코피가 나도록 파대지만 귀는 무서워서 아예 손을 못 댄다. 귀는 엄마가 있어야 해. 아니면 누나나 언니가. 커서 애인이 생기면 엄청 아부를 떤 뒤에야 귀를 맡기는데 이게 시원찮으면 빨랑 헤어지는 게 낫다. 무릎에 머릴 누이고 귀 청소까지 안심서비스. 그런 짝꿍을 그대 가졌다면, 짱~ 부럽소이다.
경상도에 ‘안득기’라는 이름의 야구선수가 있었다.
“니는 이름이 뭐꼬?” 감독님이 묻자
 “안득낍니더”
 “야 이 자슥 봐라. 안득낀다고?”
 “네 안득낍니더.”
 감독이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야구방망이를 집어 들었다.
 “감똑님예. 야 이름이 진짜 안득낍니더.” 코치까지 나서서 말렸다는 얘기.
요즘(2016.6.9일) 정부·여당을 볼라치면 귀 청소를 하시라 귀띔해주고 싶다. 안득기가 분명히 계시는갑다.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으려면 먼저 귀 청소부터 해야 할 일이다. 기가 막힌 것인지 귀가 막힌 것인지, 아무튼 뭐가 하나 가운데 단단히 막혀 있지 않고서야….
임의진 ㅣ 목사·시인



댓글 '1'

나무

2018.06.09 07:51:23

그땐 그랬죠. 세월 지나고 보니 그땐 그랬네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10380 임의진 [시골편지]물방울, 빗방울, 눈물방울 file [1] 임의진 2018-07-04 103
10379 임의진 [시골편지] 섬마을 소금밭 file [1] 임의진 2018-07-03 105
10378 임의진 [시골편지]리오넬 메시와 10시 file [1] 임의진 2018-07-02 66
10377 김남준 자녀와의 관계에서 김남준 2018-07-02 43
10376 김남준 아이들의 인간성 김남준 2018-07-02 42
10375 김남준 자신과의 관계에서 김남준 2018-07-02 70
10374 김남준 사랑으로 고난을 이기라 김남준 2018-07-02 76
10373 김남준 우리의 십자가 김남준 2018-07-02 63
10372 김남준 결혼의 십자가를 지고 김남준 2018-07-02 43
10371 김남준 사랑으로 양육하라 김남준 2018-06-25 34
10370 김남준 부모의 가장 큰 의무 김남준 2018-06-25 39
10369 김남준 세계와 사회를 위한 하나님의 계획 김남준 2018-06-25 23
10368 김남준 이혼은 하나님의 계획에 어긋남 김남준 2018-06-25 53
10367 김남준 이혼이 허락될 때에도 김남준 2018-06-25 41
10366 김남준 정신적인 연합이 풀어질 때 김남준 2018-06-25 91
10365 김남준 하나님과의 관계를 파괴 김남준 2018-06-25 50
10364 김남준 이혼 이후 김남준 2018-06-25 37
10363 임의진 [시골편지]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file 임의진 2018-06-14 146
10362 김남준 덕스러운 삶의 비결은 사랑입니다 김남준 2018-06-14 46
10361 김남준 낙심하는 아이들 김남준 2018-06-14 36
10360 김남준 부모의 과도한 기대 김남준 2018-06-14 34
10359 김남준 자녀에게 비인격적으로 집착하는 것 김남준 2018-06-14 59
10358 김남준 과도한 징계 김남준 2018-06-14 44
10357 김남준 부모의 그릇된 모본 김남준 2018-06-14 88
10356 김남준 무관심과 방치 김남준 2018-06-14 81
10355 김남준 부모입니까? 김남준 2018-06-09 90
10354 김남준 참사람이 되게 하기 위해서 김남준 2018-06-09 94
10353 김남준 어린 아이는 김남준 2018-06-09 91
10352 김남준 인간의 가장 큰 행복 김남준 2018-06-09 193
10351 김남준 덕이 있는 사람 김남준 2018-06-09 248
» 임의진 [시골편지]귀 청소 file [1] 임의진 2018-06-09 126
10349 임의진 [시골편지] 저수지 물빛 file [1] 임의진 2018-06-06 121
10348 임의진 [시골편지] 채식주의자 file [1] 임의진 2018-06-05 63
10347 임의진 [시골편지] 봄날의 코스모스 file [1] 임의진 2018-05-29 153
10346 임의진 [시골편지] 귀곡산장 file [1] 임의진 2018-05-28 43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