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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 수북면 북방처녀들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45 추천 수 0 2018.09.11 09: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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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끼고 까물까물하면 오만 곳의 삭신이 쏙쏙 쏙쏙쏙 쑤신다는 할매들. 날이 이렇게 화창한데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 당최 모르겠는 그놈의 삭신. 깻잎 자라는 둔덕 고랑을 예초기로 드르르륵 좀 쳐드렸다. “벨라도 올해는 심도 없고 뻗치요야. 눈까풀이 가마니때기 맹크롬 뚜꾸와진 거 같고 인자 눈감을 날이 가차운갑소.” 잠깐 내려와 지내던 큰아들네가 도로 올라간 뒤, 밭고랑은 풀고랑이 되어버렸다.
“젊어서도 그라고 아프셨소?”

“아따, 애랬을 때는 안 그랬재.” 옛이야기들은 항상 다음 말문을 닫아걸게 만든다.
한참의 정적으로 저녁 어스름이 찾아왔다. 이곳 수북면은 북자가 붙어 당연히 북방처녀들이 살지. 멀리 툰드라 처녀들만 북방처녀가 아니올시다.
“혹시 바람이 거세게 부는 국경 근처를 여행하다 노스컨트리 축제에 들르게 되면 거기 사는 이에게 내 말을 전해주실래요. 그녀는 한때 내가 정말 사랑했던 소녀라고. 혹시 사납게 눈발이 날리고 있거나 여름이 끝나고 강물이 얼 때쯤 가게 되신다면 그녀가 거센 바람을 막아줄 따뜻한 코트나 입고 사는지 봐주실래요. 긴 머리를 여태 땋고 있는지도 내 대신 봐줘요. 머리칼이 가슴 아래로 굽이쳐 흐르는 모습. 그녀의 긴 머리칼은 내가 오래 기억하고 있는 모습이네요. 그녀는 날 기억할지 모르겠어요. 수도 없이 나는 기도했어요. 밤의 어둠 속에서, 또 낮의 밝음 속에서.” 애청곡이자 애창곡인 가수 밥 딜런의 노래 ‘노스컨트리 출신 소녀(Girl From The North Country)’.
세월에 떠밀려온 하모니카 소리 같은 오래 묵은 노래가 이 골목과 마을을 휩싸고 있다. 며칠 전에 이곳에도 유성우가 뿌려졌다. 아타카마 사막의 천문대 말고도 별의 곳곳에서 긴 머리칼을 휘날리고 달려가는 별똥별 처녀들을 보았다. 나도 잠을 안 자고 창문 밖을 내다봤지. 누군가의 안부를 묻는 노래를 켜두고서. 소식이 끊긴 이북 땅과 시베리아 고려인 북방처녀들까지 들리도록 크게 더 크게….
임의진 목사·시인 2016.08.17


댓글 '1'

나무

2018.09.11 09:53:10

우리나라는 인자 더 이상 단일민족이 아녀.
시골가봐 초등학교 학생들 삼분지일이 글로벌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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