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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담뱃불과 촛불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54 추천 수 0 2018.11.10 23:5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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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을 알아보지 못해 툭하면 이를 드러내고 짖어대는 개. 얼마나 멍청한가. 그래서 똥개 소리를 듣는 모양이다. 저문 골목길 똥개들이 별똥별을 집어먹고 별별 소리들로 짖어대다가 턱주가리가 아파선지 끙끙 잠이 들었다. 개가 한 푸닥거리 마친 뒤 이번엔 고양이 차례. 스님처럼 가부좌로 앉아 심야심경인지 반야심경인지를 옹알쫑알 외우는 보살 고양이. 하늘에서 고운 눈가루가 뿌려지자 고양이는 아궁이 불을 찾아 후다닥 뛰어간다. 나무껍질에 기름을 품은 자작나무 한 그루 어디선가 자글자글 불타고 있을 것이다.


나도 올겨울 처음 아궁이 가득 불을 지폈다. 굴뚝으로 연기가 푸르릉. 담배처럼 생긴 굴뚝 연통은 연말에 산타 할아범이 청소를 해주시겠지. 밀걸레 대신 흰 수염으로다가 깨끗이.


어떤 집들은 영하 한파에 아랫도리조차 얼어붙겠다. 장가도 한번 못 가보고 늙어버린 사내들이 울면서 술 취하는 밤. 뻣뻣한 어깨를 아스스 떨며 한잔 또 한잔 부어대면 이내 차갑던 방이 찜질방처럼 달궈져. 촛불집회를 하는 것도 아닌데 담배 연기를 뺀다고 켜놓은 촛불은 저 혼자서 타오르며 시국기도 중. 마른 풀잎들 서걱거리는 흙길로 부연 먼지를 뿜으며 떠난 막차는 텅텅 비어 마치 유령선만 같아라. 귀신 유령도 떠나버리고 없는 동네는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다. 목사님은 “고요하야 거룩하야” 찬송을 바꿔 불렀다가 권사님한테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고 시무룩. 또 새내기 전도사는 진학반 고딩들이랑 담배를 나눠 태웠다가 들켜 장로님에게 끌려가 단칼에 탄핵을 당한 모양. 마을버스에 승객이 또 한 명 줄게 생겼다.


안주가 떨어지면 김장김치에 숨어 있는 굴, 석화를 골라 빼먹으면 된다. 휘청거리는 사내들은 대부분 이 시간 몰래 김장독을 뒤지고 있겠다. “일하다 죽은 노동자는 개끔(갯값)이나 던져주고 거깃다간 수백억을 갖다 바쳤담서? 트랙터로 싹 밀어부러야 쓸 시상인디 왜 길을 막고 지롤이여잉.” 담뱃값은 올려놓고, 담배 못 끊을 세상을 또 만들어놓고. 집집마다 한숨인지 연기인지 담배와 촛불이 지긋하게 타고 있는 겨울밤이렷다.

임의진 목사·시인2016.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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