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흙집에 흙 얼굴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66 추천 수 0 2019.04.07 23:51:10
.........

l_2017083101004127500333011.jpg

산촌에 집을 지을 때, 나무로 지을까 벽돌로 지을까 철골로 지을까 고심을 거듭. 결론은 흙으로 짓자! 기둥 골조는 철근과 나무로 단단히 일으켰으나 벽만큼은 흙벽돌을 두르고 고운 흙으로 미장을 하고팠다. 툭툭 터지고 갈라져서 애를 먹다가 전문가를 소개받고서야 야물딱지게 단장을 마칠 수 있었다. 지붕 기와를 얹을 땐 흙을 이겨 깔고 그 위에다 전통 깜장기와를 착착 붙였다. 조선사람 피부 색깔을 닮은, 남녘땅 붉은 흙으로 지은 집. 손바닥처럼 거친 흙으로 지은 집. 나와 집은 쌍둥이처럼 똑 닮았다. 뒤란 담벼락도 흙을 이겨 발랐더니 옛날 토담 비스무리 나왔다. 시방은 그 위로 넝쿨 식물이 우거져서 흙 반 넝쿨 반. 의외로 어르신들은 시멘트를 좋아하신다. 발전상으로 세뇌당하신 듯
“절므런 양반이 집을 짓는닥해서 보기 조컸구마 기대를 겁나 했는디 금메말시 가난테 가난물이 뚝뚝 떨어져가꼬 실망이 커부렀당게라. 흙이라믄 인자 송신나게 징그랍소.” 헉, 할매집보다 수배 넓은 기와집인데 흙벽을 보고는 그리들 판단. 초가삼간 흙집, 가난했던 옛일들이 떠올랐을까. “흐칸 색(흰색)으로 싹잠(모두) 발라부쇼.” 이건 뭐 마을민원 수준이었다. 흙집은 여름에 서늘하고 겨울엔 한결 따숩지. 꽃밭 산밭도 붉은 황토와 마사가 적당히 섞인 흙밭. 양지뜸 뭘 심어도 팔뚝만 하게 잘 자란다. “아따메. 흙이 요라코롬 좋단 말이오. 남정네들 고출 싹 따다가 여그다 심으믄 볼만 허겄재라이. 요라고 실하기라도 해야재 워디. 쯔쯔쯔.” 할매들이 엉큼하게 웃으며 고추를 따담았다. 응달엔 지렁이들이 밤낮으로 일하고, 풀벌레 악단은 밤새 재즈를 연주한다. 흙에서 자란 배추는 김치가 되어 밥상에 빨갛게 올랐다.
흙으로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미술작품이 또 하나 있더군. 며칠 전 꽃다발을 들고 다녀온 화가 임옥상 샘의 전시. 흙을 발라 그린 존 버거와 윌리엄 모리스, 자화상에 쏙 반했다. 조물주 말고 나도 내 얼굴을 흙으로 그려보고 싶더군. 현대인들은 흙과 멀어졌다. 핵무기보다 병이나 자연결핍으로 죽을 확률이 억만배 높다. 존재의 원형질과 멀어진 우리들. 이런 게 바로 큰일이렷다. 잘 구운 흙처럼 건강한 그댈 위해 남녘땅 붉은 흙 한 줌 쥐여드리고 싶다.
임의진 목사·시인
2017.08.30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659 김남준 공동체가 해야 할 일 김남준 2019-04-09 45
10658 김남준 존재의 울림으로 선포하라 김남준 2019-04-09 55
10657 김남준 인생의 목표 김남준 2019-04-09 81
10656 임의진 [시골편지] 에코백 천가방 file 임의진 2019-04-08 88
» 임의진 [시골편지] 흙집에 흙 얼굴 file 임의진 2019-04-07 66
10654 임의진 [시골편지]오리알 file [1] 임의진 2019-04-02 71
10653 임의진 [시골편지] 택시운전사 file 임의진 2019-04-01 56
10652 김남준 불러야 할 찬송 김남준 2019-03-31 106
10651 김남준 하나님의 덕을 선포하라 김남준 2019-03-31 106
10650 김남준 덕이란 무엇인가 김남준 2019-03-31 277
10649 김남준 그 빛 가운데 거하라 김남준 2019-03-31 96
10648 김남준 자율적인 존재로서의 인간 김남준 2019-03-31 57
10647 김남준 빛으로 들어가게 함 김남준 2019-03-31 37
10646 임의진 [시골편지] 냉장고 file [1] 임의진 2019-03-30 145
10645 임의진 [시골편지] 벼락 치는 날 file 임의진 2019-03-27 67
10644 김남준 구원에 관한 치우친 견해 김남준 2019-03-26 37
10643 김남준 우리에게 행하신 일 김남준 2019-03-26 81
10642 김남준 어둠에서 불러냄 김남준 2019-03-26 36
10641 김남준 지성적 어둠 김남준 2019-03-26 29
10640 김남준 영적 어둠 김남준 2019-03-26 63
10639 김남준 도덕적 어둠 김남준 2019-03-26 45
10638 임의진 [시골편지] 낚시꾼 file 임의진 2019-03-23 50
10637 임의진 [시골편지] 런던 시계탑 file [1] 임의진 2019-03-21 165
10636 임의진 [시골편지] 비틀스 팬 file 임의진 2019-03-20 40
10635 임의진 [시골편지] 치맥 피맥 file [1] 임의진 2019-03-19 69
10634 임의진 [시골편지] 구유 file 임의진 2019-03-18 44
10633 김남준 교회의 아름다움 김남준 2019-03-18 74
10632 김남준 교만과 열등감 사이에서 김남준 2019-03-18 95
10631 김남준 세상을 사랑하지 말라 김남준 2019-03-18 69
10630 김남준 여러분은 하나님의 보물입니다 김남준 2019-03-18 67
10629 김남준 빛 가운데 행하라 김남준 2019-03-18 82
10628 김남준 구원의 은혜에 어울리는 삶 김남준 2019-03-18 79
10627 김남준 잠자던 교회를 깨워 김남준 2019-03-18 64
10626 김남준 하나님의 보물 김남준 2019-03-15 73
10625 김남준 그의 소유’의 의미 김남준 2019-03-15 59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150 세종시 보람1길12 호려울마을2단지 201동 1608호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