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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 단감과 맨드라미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61 추천 수 0 2019.08.23 23: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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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개를 묻은 단감나무는 통째 새들에게 주기로 했다. 봄날 슬펐던 수목장은 가을에 접어들자 조장이 되었구나. 감은 우리 개의 볼따구처럼 뽀얗고 발개서 내 마음은 더욱 아프다.
치아가 부실한 할매들 누구도 감을 따먹지 못한다. 자녀들도 참기름이나 고춧가루면 모르지만 눈독을 들이지 않아. 새로 이사 들어온 이들이 거창하게 농사를 벌이는 걸 보면 저걸 다 어떻게 뒤처리를 하려나 염려가 생긴다. 고추나무 서너 대, 배추밭 한 고랑이면 여름 내내 먹고도 남을 단출한 식구에 말이다.
스쳐 지나가면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다가서면 고된 노동의 현장. 논밭이며 과수농장이 그렇다. 감을 따는 일도 고생이 막심인 일터다. 새들이 파먹기 전에 어서 수확을 서둘러야 하는데. 사람을 데려다 쓰는 일은 돈도 돈이려니와 노동력을 구하기가 일단 어렵다. 사다리에서 떨어져 누가 허리라도 삐끗하면 손해는 눈덩이. 단감은 5일장에 가져가보아야 누가 사가지도 않는다. 이런 소읍에서는 아그닥아그닥 단감을 씹어 삼킬 장정이 드물지.
차라리 밭에다 맨드라미꽃을 심은 정자지기 촌로는 마음부터 가벼워 보였다. 그런데 여쭤보니까 고개를 젓는다. “빈 땅 놀리기가 뭐햐서 심은 꽃일 뿐이재. 꼽사(꼽추) 맹키로 꾸부러진 양반들도 추수떨이를 하는디 영 미안해가꼬잉.” 마치 갠지스 강가에서 우아하게 요가를 하다가 들킨 것처럼 나도 마음이 저어했다.

“그의 인생은 부조리 수업을 위한 노트가 아니다. 메모 쪼가리가 아니다. 그의 인생은 똥을 치우는 것이다. 빨래하는 것이다. 바위에 빨래를 패대기친다. 물먹은 운명을 패대기친다. 어린 바라문들이 아름다운 요가를 하는 새벽 갠지스 강가에서. 그는 홀로.” 최승호 시인의 ‘불가촉천민’이라는 시. 인도 여행길에서 나도 똑같은 걸 보았다. 서양 여인이 섞인 요가 수련생들이 강가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는데 핏기 없는 화장터 노동자들, 숨을 꼴깍이던 풍경. 그래도 꽃이 피면 어디나 아름답다. 한가로운 농땡이 양반들도 있어야 마을이 조화롭지.
임의진 목사·시인
2018.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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