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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8<하루기도/생활성서>174
거룩한 밥
앙상한 아내 손 어루만지는데 이런 기도가 절로 나왔어요.
이 손으로 지은 밥 한 번 더 먹게 해주십시오.
사십 년 세월 이 손으로 지은 밥 먹으면서
그게 어떤 밥인지 모르고 먹었습니다.
그게 얼마나 고마운 밥인지
얼마나 거룩한 밥인지
얼마나 아름다운 밥인지 모르고 먹었습니다.
그러니 먹긴 먹었지만 안 먹은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주님, 제발 저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십시오.
이 손으로 지은 밥 제대로 한 번 먹게 해 주십시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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