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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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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2678.<풍경소리254>
때로는 우주라 부르지만
이를테면 내가 책을 읽을 때
내 손은 책장을 넘기고
그러는 동안에도 쉴 새 없이
허파가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데
어찌 눈으로 책을 본다 하겠는가?
머리로 책을 읽는다 하겠는가?
책을 읽다가 밑줄이라도 그을작시면
연필이 또한 동원되거니와
연필 끝에는 그것을 그 모양으로 있게 한
나무와 흙과 연필 공장 사람들이 줄을 잇는데
어찌 내가 밑줄을 긋는다고 하겠는가?
뭐라 이름 지을 수 없는 무엇이
때로는 우주라 부르지만
우주라 하는 우주도 아니고
때로는 하느님이라 부르지만
하느님이라 하는 하느님도 아니고
자주 나라고 부르지만
나라고 하는 나도 아닌 무엇이
제가 저를 읽다가
제가 저로
제 몸에 줄도 긋고
그러면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그러는 것이다.
다른 아무것도 아니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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