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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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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을 보호하는 보호구역에서 살던 미국의 한 원주민 인디언이 하루는 도시에 사는 백인 친구를 찾아갔습니다. 차량의 소음과 분주하게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행렬, 도시의 혼란스러움은 인디언의 정신을 빼놓기에 충분했습니다. 친구와 함께 거리를 걷던 인디언이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더니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잠깐만 가만히 있게나. 자네도 저 소리가 들리는가?"
백인 친구는 인디언 친구를 바라보며 자신에게는 자동차 소리와 사람들이 거리를 오가는 소리 밖에는 들리는 것이 없다며, 도대체 무슨 소리가 들린다는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근처 어딘가에서 귀뚜라미가 우는 소리가 들린다네."
인디언의 대답을 들은 백인 친구가 고개를 흔들면서 말했습니다.
"아마 잘못 들었을 걸세. 이 도시에 무슨 귀뚜라미가 있겠나? 설령 귀뚜라미가 있다고 해도 이 시끄러운 거리에서 어떻게 귀뚜라미 소리를 들을 수 있겠는가? 아직도 자네 귀에는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는가?"
"그렇다네. 분명 이 근처에서 귀뚜라미 한 마리가 울고 있네."
인디언은 귀를 기울이며 조심스럽게 몇 발자국을 걸어가더니 어떤 집 담을 타고 올라간 담쟁이덩굴 잎새 하나를 뒤집었습니다. 바로 그곳에서 귀뚜라미 한 마리가 울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백인 친구가 말했습니다.
"자네가 귀뚜라미 소리를 잘 듣는 건 당연하겠지. 자네들 인디언은 도시에 사는 우리들보다 귀가 훨씬 밝을 테니까."
그러자 인디언은 빙긋이 웃으며 주머니에서 50센트짜리 동전 하나를 꺼내 도로 위에 던졌습니다. 쨍그랑 하고 동전 떨어지는 소리가 나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소리나는 쪽을 바라보았습니다. 인디언은 동전을 집어들며 말했습니다.
"자네도 50센트짜리 동전 떨어지는 소리가 귀뚜라미 소리보다 크지 않다는 것을 알았을 걸세. 그런데도 사람들은 동전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그 곳을 돌아보았다네. 반면에 귀뚜라미 소리를 들은 것은 나밖에 없었네. 이유는 인디언이 도시에 사는 사람들보다 귀가 밝아서가 아니라네. 사람은 으레 관심을 기울이는 쪽으로 잘 듣게 되어 있다네."
사람들은 관심이 있는 쪽의 소리를 잘 듣게 되어 있다는 인디언의 말에 공감합니다. 아기를 기르는 엄마는 아기를 재운 뒤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하다가도 아기가 우는 소리를 분명하게 알아듣습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그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아도 아기 엄마는 세상 어떤 소리보다도 아기의 소리를 크고 분명하게 듣습니다.
내가 듣는 소리가 내 관심의 산물이라면 나는 어떤 소리를 귀담아 듣고 있는가를 돌아보는 일은 유익할 것 같습니다. 이 가을, 귀뚜라미 소리가 우리에게도 들려왔으면 좋겠습니다. 2005.9.15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잠깐만 가만히 있게나. 자네도 저 소리가 들리는가?"
백인 친구는 인디언 친구를 바라보며 자신에게는 자동차 소리와 사람들이 거리를 오가는 소리 밖에는 들리는 것이 없다며, 도대체 무슨 소리가 들린다는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근처 어딘가에서 귀뚜라미가 우는 소리가 들린다네."
인디언의 대답을 들은 백인 친구가 고개를 흔들면서 말했습니다.
"아마 잘못 들었을 걸세. 이 도시에 무슨 귀뚜라미가 있겠나? 설령 귀뚜라미가 있다고 해도 이 시끄러운 거리에서 어떻게 귀뚜라미 소리를 들을 수 있겠는가? 아직도 자네 귀에는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는가?"
"그렇다네. 분명 이 근처에서 귀뚜라미 한 마리가 울고 있네."
인디언은 귀를 기울이며 조심스럽게 몇 발자국을 걸어가더니 어떤 집 담을 타고 올라간 담쟁이덩굴 잎새 하나를 뒤집었습니다. 바로 그곳에서 귀뚜라미 한 마리가 울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백인 친구가 말했습니다.
"자네가 귀뚜라미 소리를 잘 듣는 건 당연하겠지. 자네들 인디언은 도시에 사는 우리들보다 귀가 훨씬 밝을 테니까."
그러자 인디언은 빙긋이 웃으며 주머니에서 50센트짜리 동전 하나를 꺼내 도로 위에 던졌습니다. 쨍그랑 하고 동전 떨어지는 소리가 나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소리나는 쪽을 바라보았습니다. 인디언은 동전을 집어들며 말했습니다.
"자네도 50센트짜리 동전 떨어지는 소리가 귀뚜라미 소리보다 크지 않다는 것을 알았을 걸세. 그런데도 사람들은 동전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그 곳을 돌아보았다네. 반면에 귀뚜라미 소리를 들은 것은 나밖에 없었네. 이유는 인디언이 도시에 사는 사람들보다 귀가 밝아서가 아니라네. 사람은 으레 관심을 기울이는 쪽으로 잘 듣게 되어 있다네."
사람들은 관심이 있는 쪽의 소리를 잘 듣게 되어 있다는 인디언의 말에 공감합니다. 아기를 기르는 엄마는 아기를 재운 뒤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하다가도 아기가 우는 소리를 분명하게 알아듣습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그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아도 아기 엄마는 세상 어떤 소리보다도 아기의 소리를 크고 분명하게 듣습니다.
내가 듣는 소리가 내 관심의 산물이라면 나는 어떤 소리를 귀담아 듣고 있는가를 돌아보는 일은 유익할 것 같습니다. 이 가을, 귀뚜라미 소리가 우리에게도 들려왔으면 좋겠습니다. 2005.9.15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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