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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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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359. 박종훈씨
광철씨가 아프다 하여 저녁녘 광철씨네를 찾았다. 광철씨는 아궁이에 불을 때고 있었다. 며칠 방안에서 꼼짝을 안했고 그런 경우가 점점 늘어가고 있는데 누군가의 얘기대로 장가를 가야 나을 병일는지.
잠시 마당에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양짓말에 사는 박종훈씨가 올라왔다. 입과 귀가 닫히신 분, 그래도 그분은 저 아래서 내가 광철씨네에 들리는 것을 보고선 따라 올라온 것이었다.
이야기를 마치고 비탈진 언덕을 내려가는데 같이 내려오던 박종훈 씨가 뭐라고 뭐라고 몸짓을 한다.
윤연섭 할머니네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할머니가 무릎이 아파 어디론가 갔고 지금은 안계시다는 뜻의 몸짓이었다.
내려오는 길, 이필로 속장님을 만났는데 속장님도 윤연섭 할머니에 대해 선 모르고 있었다. 안복희 성도께 물으니 맞다고 했다. 무릎이 아파 아들 네 갔는데 얼마나 아픈지 할머니는 아직도 안 내려오셨다는 얘기였다.
박종훈씨는 어떻게 그 사실을 알았을까.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불편함 속에서 어떻게 이웃 할머니 사정을 그렇게 정확히 알 수가 있었을까.
이웃의 사정을 마음으로 헤아리는 헤아림이 그렇듯 틀림이 없기까진 얼마나 많은 아픔과 답답함을 지불해야 했을까.
다시 한번 바라보게 되는 아저씨의 두 눈이 유난히 깊은듯 맑았다. (얘기마을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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