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멋쟁이 겨울 신사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13 추천 수 0 2024.01.30 21:57:17
.........

Cap 2024-01-30 21-56-02-843.jpg

[임의진의 시골편지] 멋쟁이 겨울 신사

 

겨울이 생긴 신화를 들려줄까? 시베리아 나나이족 신화엔 원래 하늘에 태양이 3개가 있었대. 얼마나 뜨거웠겠어. 동물들이 불타 죽자 배에 돌을 집어넣어 물속으로 가라앉게 했대. 물고기가 그래서 생긴 것. 동쪽에 사는 한 용맹한 장수가 있었는데, 아홉 개 골짜기를 넘어 동트는 장소에 도착. 두 개의 해를 화살로 떨어뜨린 뒤에야 첫눈과 함께 겨울이 찾아왔대.

한번은 눈 쌓인 몽골 하고도 강물이 땡땡 얼어붙은 ‘홉스굴’을 갔었다. 소똥을 모아 난롯불을 지피고 게르에 틀어박혀 말젖술을 마셨지. 대지와 물의 주인 ‘에투겡’에게 감사를 드리래서 한잔을 휙 흩뿌렸어. 에투겡은 ‘어머니의 배’라는 뜻. 홉스굴 사람들은 여성의 자궁을 ‘우테게’라 해. 또 흙벽으로 지은 가축우리와 유목지를 ‘어터그’라 부르는데 같은 어원이야. 여자무당은 ‘오드강’, 만년설이 내린 설산은 ‘오트공 텡게르’라 부른다. 우주 자궁에서 잉태한 존재들. 날씨가 추우면 돌아가신 엄마의 따뜻한 품이 아쉽고 그리운 법.

추위가 매서울 때면 엄마가 실로 떠주신 털장갑이며 털목도리, 엄마가 끓여주신 따뜻한 된장국 그런 게 생각나.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 기차를 타고 서울에 갔었다. 어디 공연장에 초대 손님으로 방문. 하필 가수 윤도현씨의 멋진 찬조 공연이 끝난 뒤 바로 내 무대. 분위기를 살리라는 건가 죽이라는 소린가. 입으로 사는 ‘말쟁이 목사’이기도 한지라 중간은 했다만. 친구가 그러덩만. 옷을 좀 두툼하게 입지 추워 보이더라고. 멋쟁이 겨울 신사가 목도리 한 장이면 되었지 뭔 소리! 해놓고선, 이를 으드드. 어머니 계실 땐 눈도 안 보이게 목도리를 친친, 옷도 내복까지 입어야 ‘칭찬’을 받았다. “멋부리다 얼어 죽는당게. 뙤(잔디) 덮고 자픈가? 죽더라도 새봄은 보고 죽어야재.”

그러나 오늘도 나는 목도리 달랑, 내복은 무슨 내복. “높은 산 깊은 골 적막한 산하, 눈 내린 전선을 우리는 간다~” 세간의 화제인 영화 속 군가를 따라 부르며 출타해. 악으로 깡으로, 멋쟁이는 날마다 전쟁이렷다.

임의진 시인2023.11.29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530 이현주 그리스도의 마음(빌2:1-11) 이현주 2024-02-26 8
12529 이현주 그리스도를 위하여 고난당하는 특권(빌1:27-30) 이현주 2024-02-26 10
12528 이현주 삶과 죽음 사이에서(빌1:12-26) 이현주 2024-02-26 11
12527 이현주 빌립보에 사는 형제들에 대한 고마움(빌1:3-11) 이현주 2024-02-26 4
12526 이현주 빌립보서 첫인사(빌1:1-2) 이현주 2024-02-26 4
12525 이현주 마지막 인사와 축원(엡6:21-24) 이현주 2024-02-26 4
12524 한희철 부끄러운 패배 한희철 2024-02-21 26
12523 한희철 무모한 신뢰 한희철 2024-02-14 27
12522 이현주 하나님의 무기로 완전무장을(엡6:10-20) 이현주 2024-02-12 26
12521 이현주 종과 주인의 관계(엡6:5-9) 이현주 2024-02-12 27
12520 이현주 자녀와 부모의 관계(엡6:1-4) 이현주 2024-02-12 17
12519 이현주 아내와 남편, 교회와 그리스도(엡5:22-33) 이현주 2024-02-12 26
12518 이현주 빛이신 주 안에서 빛의 자녀답게(엡5:1-21) 이현주 2024-02-12 18
12517 이현주 하나님을 닮은 새 사람의 삶(엡4:17-32) 이현주 2024-02-12 11
12516 이현주 부르심에 합당한 삶(엡4:1-16) 이현주 2024-02-12 20
12515 이현주 랑에 뿌리를 내리고 사랑에 터를 잡아(엡3:14-21) 이현주 2024-02-12 13
12514 이현주 그리스도로 실현되는 하나님의 비밀계획(엡3:1-13) 이현주 2024-02-12 14
12513 이현주 화해의 제물이 되신 그리스도(엡2:11-22) 이현주 2024-02-12 12
12512 임의진 [시골편지] 이러기야 file 임의진 2024-02-10 35
12511 임의진 [시골편지] 우웨이 file 임의진 2024-02-09 29
12510 임의진 [시골편지] 까치발 아이 file 임의진 2024-02-08 26
12509 한희철 얼음을 녹이는 것은 한희철 2024-02-07 36
12508 임의진 [시골편지] 프린스와 오토바이 file 임의진 2024-02-06 28
12507 임의진 [시골편지] 발음과 바름 file 임의진 2024-02-05 24
12506 임의진 [시골편지] 노루와 도루 file 임의진 2024-02-04 25
12505 임의진 [시골편지] 바람 냄새 file 임의진 2024-02-03 37
12504 임의진 [시골편지] 징글벨 타령 file 임의진 2024-02-02 22
12503 임의진 [시골편지] 버섯 수프 file 임의진 2024-02-01 28
12502 한희철 같이 간다는 것은 한희철 2024-01-31 34
12501 임의진 [시골편지] 연하장 file 임의진 2024-01-31 20
» 임의진 [시골편지] 멋쟁이 겨울 신사 file 임의진 2024-01-30 13
12499 이현주 우리는 하나님의 작품(엡2:1-10) 이현주 2024-01-29 32
12498 이현주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엡1:15-23) 이현주 2024-01-29 25
12497 이현주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시는 하나님의 일(엡1:3-14) 이현주 2024-01-29 21
12496 이현주 에베소 첫인사(엡1:1-2) 이현주 2024-01-29 24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