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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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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2819.<사랑 아니면 두려움/분도>
126.왕자
무슨 거창한 마라톤 행사가 주최 측의 농간 때문에 중단되었다. 시골 한 출판사가 주관하는 소규모 마라톤에 사람들 모여 함께 달린다. 달리는 모습이 저마다 다르다. 캥거루처럼 모둠발로 뛰는 사람, 줄넘기하면서 뛰는 사람, 게처럼 옆으로 달리는 사람, 무슨 악기를 불면서 달리는 사람, 춤추듯이 달리는 사람··· 말 그대로 각양각색이다.
결승점이 없어 그냥 달리기만 하면 된다. 남보다 빨리 달려야 할 이유도 없다. 소문에, 달리는 사람들 가운데 하늘에서 내려온 왕자가 섞여 있다고 했다. 그런데 그가 누군지 아무도 모른다. 재미있는 건 왕자 자신도 자기가 하늘에서 온 왕자인 줄 모른다는 거다. 그래도 마라톤이 중단되지 않고 오히려 갈수록 참가자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오로지 그 왕자 때문이다. 그래서 마라톤 이름이 왕자의 마라톤이다. 왕자들의 마라톤이 아니다.
꿈에서 깨어나는데 누가 속삭인다. "실은 말이다, 달리는 사람들 모두가 하늘에서 내려온 왕자들인데 그걸 모르고 저마다 자기가 혹시 그 왕자 아닐까 생각하면서 저렇게 달리고 있는 거라ㅋㅋㅋ···."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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