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
□이현주2540.<풍경소리211>
참회에 대하여
참회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잘못을 뉘우치고 돌아서는 것이란다.
그렇다면 나는 참회할 수 없는 인간이다.
잘못이야 밥 먹듯이 저질렀지만
그걸 뉘우치고 돌아설 데가 없다.
나는 내 잘못을 밟고서 여기까지 걸어왔고
내 허물을 먹고서 살아온 인생이다.
내가 뭔가 깨쳤다면
내 잘못이 가르쳐준 것이고
내가 어디만큼 걸어왔다면
내 허물에 등을 밀려서인 것이다.
예를 들면 나는
인간의 제도와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저 햇살과 풀숲이 나누는 사랑처럼
순수한 인간의 사랑이 가능한지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 없이는 못살면서
상대를 간섭하거나 소유하려 들지 않는
그런 사랑이 가능한지
그걸 한번 몸으로 알아보고 싶었다가, 그것이
사람은 혹 제도와 관습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몰라도
사람들은 그럴 수 없고 그러니 그건 불가능한 일인 줄을 깨치려고
한바탕 저지른 어이없는 실수인 줄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덕분에 지금은 아예 아무도 사랑하지 않기로 했다.
사랑은 호흡 같아서 그것이 나로 저를 살릴 수는 있겠지만
내가 맘대로 무엇을 사랑하고 말고 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또 무슨 잘못을 저지르게 될는지 그건 나도 모른다.
상관없다. 나는 내가 저지를 잘못이 두렵지 않다.
그것이 나를 먹여 살리는 양식이요 나를 이끄는 스승이기에.
ⓒ이현주 (목사)
|
|
|
|
|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