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굴뚝연기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97 추천 수 0 2019.08.24 23:56:15
.........

l_2018101101001202500095431.jpg

산 밑으로 내려가면 지평선이 펼쳐진 동네. 수평선을 보며 살았는데 이처럼 들녘 끝을 보며 살게 될 줄이야. 대지를 달려온 세찬 바람은 태극기에 닿자 몽돌 해변처럼 찰파닥 소리를 낸다. 만국기가 펄럭이던 가을운동회를 기억하는가. 학교 운동장에 들어가 볼까 하다가 모래바람이 불어 무르춤하였다. 초등학교 운동장에 높이 걸린 태극기는 K팝 아이돌만큼 신이 나서 혼자 춤춘다. 퇴근하고 돌아온 사오정에게 부인이 그랬다지. “퇴근길 힘들었나요?” 사오정이 깜짝 놀란 얼굴로 “태극기 흔들지 않았는뎅. 나 태극기 부대 아니영.” 사오정에게 귀팝 파라고 귀이개를 꼭 선물해주어야지.
생풀 냄새가 올라오는 들길엔 코스모스가 한들거린다. 신중현의 노래 ‘미련’은 가을날 레퍼토리. “코스모스 길을 따라서 끝이 없이 생각할 때에, 보고 싶어 가고 싶어서 슬퍼지는 내 마음이여.” 코스모스 길을 따라 늘어선 마을엔 굴뚝마다 노래만큼 하얀 연기도 흘러나온다. 세상엔 연기를 쿨룩쿨룩 내뱉는 굴뚝만 있는 게 아니더라. 나 바람을 삼키는 굴뚝도 보았다. 중동 사막땅 이란에 가면 ‘버드기르’라고 있다. 집집마다 ‘바람 탑’이 하나씩 높다랗다. 뜨거운 사막 바람을 잡아다가 물 저장소에 식히는 원리. 이렇게 시원해진 공기를 집안 곳곳으로 들인다. 이젠 우리나라 굴뚝도 폭염이 기승일 때는 이란의 바람 탑처럼 에어컨 역할까지 했으면 좋겠어.

코스모스가 춤추고 태극기가 춤추고 굴뚝엔 연기가 춤추는 가을. 의자나 평상에 앉아 담배를 꼬나물던 영감님들은 대부분 하직. 찡등그리며 쏘아보던 교회 댕기는 아짐씨들, 이제 제 앞가림도 벅찬 세월이렷다. 골목을 주름잡던 영감탱이의 담배연기가 그립다. 연기가 피어나는 곳엔 어김없이 사람이 살고 있지. 사람이 집에 머문다는 게 얼마나 온기 있는 노릇인지. 수십 채 건물이 있대도 진실한 사랑을 나눌 ‘내 님’이 없다면 인간은 대체 어디서 위로와 온기를 얻을 수 있단 말인가.
임의진 목사·시인
2018.10.10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850 김남준 나를 공격하는 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김남준 2019-09-23 50
10849 김남준 자주 넘어지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김남준 2019-09-23 86
10848 김남준 죄를 짓고자 하는 욕구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습니까? 김남준 2019-09-23 32
10847 김남준 나의 영혼은 빛 가운데 있습니까, 어두움 가운데 있습니까? 김남준 2019-09-23 41
10846 김남준 날마다 더 총명해지고 있습니까? 김남준 2019-09-23 51
10845 김남준 버려야 할 생각과 취해야 할 생각을 분별하여 선택하고 있습니까? 김남준 2019-09-18 70
10844 김남준 나의 영혼의 기능은 건강합니까? 김남준 2019-09-18 97
10843 김남준 생각을 정돈하여 예배에 참석하고 김남준 2019-09-18 56
10842 김남준 십자가에 대한 현재적인 감격이 있습니까? 김남준 2019-09-18 50
10841 김남준 창조 세계의 아름다움을 묵상하며 삽니까? 김남준 2019-09-18 46
10840 김남준 하나님이 없어 허한 마음을 죄를 통해 달래려 합니까? 김남준 2019-09-12 61
10839 김남준 은혜가 사라져 마음이 허기질 때 어떻게 합니까? 김남준 2019-09-12 81
10838 김남준 죄가 주는 즐거움에 빠져 있습니까? 김남준 2019-09-12 54
10837 김남준 명백히 죄임에도 불구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문제는 없습니까? 김남준 2019-09-12 41
10836 김남준 삶의 이유와 목적은 무엇입니까? 김남준 2019-09-06 120
10835 김남준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삶으로 고백되고 있습니까? 김남준 2019-09-06 89
10834 김남준 교회 출석, 헌금 등 일반적 의무에만 집중할 뿐 영혼의 상태에는 무관심합니까? 김남준 2019-09-06 73
10833 김남준 자신도 모르게 안일한 생각, 태만한 마음에 빠지지는 않습니까? 김남준 2019-09-06 55
10832 김남준 은혜의 샘을 막는 일들에 대하여 경계합니까? 김남준 2019-09-06 75
10831 임의진 [시골편지] 앞으로의 삶 file 임의진 2019-08-31 98
10830 김남준 성경을 사랑하고 말씀에 순종합니까? 김남준 2019-08-27 100
10829 김남준 영혼의 싫증을 지성으로 합리화합니까? 김남준 2019-08-27 62
10828 김남준 교만한 가운데 자신의 영적 상태를 과신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김남준 2019-08-27 64
10827 김남준 속이는 영에게 혹은 자기 자신에게 속고 있지 않습니까? 김남준 2019-08-27 105
10826 김남준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살고 있습니까? 김남준 2019-08-27 68
10825 김남준 인생의 참된 만족이 주님께 있습니까? 김남준 2019-08-27 85
10824 김남준 마음에서 일어나는 부패의 징후를 파악하고 있습니까? 김남준 2019-08-27 53
10823 임의진 [시골편지] 점순이 file 임의진 2019-08-26 56
» 임의진 [시골편지] 굴뚝연기 file 임의진 2019-08-24 97
10821 임의진 [시골편지] 단감과 맨드라미 file 임의진 2019-08-23 58
10820 임의진 [시골편지] 된장국 file 임의진 2019-08-21 83
10819 김남준 나태한 생활과 싸우고 있습니까? 김남준 2019-08-20 98
10818 김남준 회심의 은혜 안에 살고자 힘쓰고 있습니까? 김남준 2019-08-20 59
10817 김남준 영혼의 상태에 대해 바로 알고 있습니까? 김남준 2019-08-20 47
10816 김남준 교리를 알고자 애쓰고 있습니까? 김남준 2019-08-20 33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