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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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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이름이 송정 마을인데, 청솔과 명자나무가 바람에 우는 거 말고는 대체로 조용해. 가끔 아랫집들에서 밖으로 뽕짝 테이프나 색소폰을 불지만 않으면, 날벼락 같은 기도원이나 꿀꿀이 축사가 들어오지만 않으면 앞으로도 조용히 살 수 있을 것 같다. 마구간을 지닌 집이 몇 되었는데, 최근에 들어보니 더 이상 소를 키우는 집도 없게 되었단다. 반대로 소가 주인할망구 밥그릇을 뽀드득 뽀드득 씻어주어야 할 형편들일 테니까.
지금은 교회가 서 있는 마구간 자리에는 말밥통 구유에 누운 아기 예수상이 놓여 있었다. 여행자나 농부들, 양치기 말고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아이. 알았다 한들 엄마부터 저항시 ‘마리아의 찬가’를 읊은 죄목으로 빨갱이 자식 소리밖에 더 들었겠어.
일찍이 마이클 잭슨이 히트시킨 노래 ‘유아 낫 언론’. 당신은 언론이 아닙니다! 외눈박이 언론의 시끄러운 비방과 모략을 생각해보면 예수님은 한국에 안 오시길 참 잘하신 거다. 다음 지구별 방문하실 때까지 ‘not 언론’은 어떻게 해결이 나려는지…. 조용한 크리스마스는 좋은데 공안정국, 유신의 잔영이 깔린 고요한 크리스마스는 허망하고 침울한 현주소다.
“임씨! 구원은 나중에 받고, 일단 성탄절에 떡국이나 자시게라.”
목사인 줄 모르고 나를 어떻게든 해보려는 전도왕 할매가 슬쩍 미끼를 던지시네.
아! 떡국은 정말 먹고 싶은데, 아기 예수가 아닌 금은보화로 단장한 교회와 목사는 너무 괴롭다.
임의진 |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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