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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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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6 가문 해 참깨는 풍년 든다
어수룩한 이를 두고 보리와 콩을 구별 못한다 하여 ‘숙맥불변’이라 했지만, 세월이 이렇게 가다가는 오히려 숙맥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모르겠다.
콩과 보리를 구별하지 못하는 마당에 참깨와 들깨를 구별한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 들깨든 참깨든 깨를 보고 ‘깨’라는 말을 떠올리면, 와, 깨도 아네, 인정과 칭찬을 받을 날이 멀지 않은 듯싶다.
이런 세상에 ‘가문 해 참깨는 풍년 든다’는 말은 더욱 낯설게 들린다. 참깨는 건성식물이라 습기나 물기가 많은 땅에서는 잘 되지를 않는다. 오히려 마른 땅에서 잘 자라기에 가문 해에 풍년이 드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아버지가 짓는 농사를 도우며 자연스레 농사를 배울 때, 그렇게 배운 농사가 제대로 된 농사였다. 어디 책에서 배운 것이 비기겠는가? 내 사는 곳의 토양과 기후 등에 맞는 농사가 아버지의 손끝 발끝에 모두 담겨 있을 터이니 말이다. 아버지는 당신의 아버지에게서 배운 것일 테고 말이다. 어떤 땅에 뭘 심어야 좋은지를 알기까지는 그만한 세월과 세밀한 전수가 필요한 법, 갈수록 농촌에 노인들만 남아있는 것을 왜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는 것일까 모르겠다.
그나저나 가문 해에 잘 되는 곡식이 따로 있다는 것이 반갑다. 가문 해엔 모든 것이 흉작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기에 더욱 그렇다. 희망이 사라져가는 시대의 가뭄, 가물 때에 더 훌륭하게 키워낼 게 우리에게 있음을 일깨우는 귀한 격려가 아닐 수 없다.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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