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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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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2697.<사랑 아니면 두려움/분도>
4.시선
화랑에 어른 키만큼 큰 그림이 걸려 있다. 반추상화 같은데 무엇을 그린 건지 잘 모르겠다. 화가라는 남자가 다가오더니, 이 그림은 이렇게 봐야 하는 거리며 그림 앞에서 오른쪽옆구리를 바닥에 대고 비스듬히 눕는다. 그제야 거기 눕도록 마련되어 있는 장치가 보인다.
그가 가르쳐 그렇게 준 데서 그림을 보니, 맑은 개울물이 돌과 풀숲 사이로 졸졸 대로 누 소리 내며 흐르고 있다. 아름답게 생동하는 그림이다. “와!” 감탄하다가 꿈에서 깨어난다.
깨어나면서 드는 생각, ‘왜 그림을 세로로 걸어 놓고서 옆으로 누워야 제대로 보이게 했을까? 그림을 가로로 걸어 놓으면 바로 서서 볼 수 있을 텐데’.
꼬리를 무는 생각, 화랑의 그림이야 보는 사람 위주로 걸 수 있지만, 그래야 하겠지만, 세상은 그럴 수 있는 게 아니잖은가? 광주 무등산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자네가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 가면서 봐야지, 산을 돌려놓으며 볼 순 없잖은가? 허허허···
누가 누군지 뭐가 뭔지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겠거든 자네 자리를 좀 옮겨 보시게, 가끔은 바닥에 누워도 보고.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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