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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일기338-12.4】 찔린다
나는 중학교 다닐 때 한 1년 동안 학교 펜싱부에서 펜싱을 했었다. 허구헌날 벽에다 파리 한 마리 그려 놓고서 뾰쪽한 펜싱 칼로 기합과 함께 그 점을 찍어댔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벽 뒤가 ‘교장실’이어서 가끔 한 번씩 벽을 뚫고 들어오는 칼날을 보고 화가 난 교장쌤님 펜싱부를 해체시켜버리셨다.
펜싱은 공격 포인트가 딱 두가지 밖에 없다. 찌르기와 베기. 칼끝이 자기에게 닿으면 “touche” 하고 손을 들어서 상대방이 나를 찔러서 득점을 하였음을 알린다. 그런데 사실 찔렸어도 내가 안 찔린 척 시치미를 뗄 수도 있다. 그러나 펜싱은 신사적인 운동이어서 자신이 찔렸으면 정직하게 “touche”를 외친다.
뭔가 잘못을 했는데 그걸 감추면 우리는 “양심이 찔린다.”라고 한다. ‘찔린다’는 말이 펜싱에서 유래한 것이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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