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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의 대다수 (보수) 교회가 '근본주의'라는 주장에 대해, 또는 '근본주의로 복귀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2.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3. 거칠게 정의하면, 기독교 근본주의란 성서의 말씀을 근본적으로 믿고 따른다는 뜻이다.
즉 성서를 해석할 때 비유, 은유, 환유, 상징 등 다양한 문학적 기법을 무시하고 액면 그대로, 곧 문자 그대로 믿고 따른다는 뜻이다.
4. 교리적으로 볼 때 기독교 근본주의는 하나님의 창조, 예수의 동정녀 탄생, 예수의 기적, 십자가 죽음과 부활, 예수의 재림 등을 문자적으로 확고히 믿는다.
5. 하지만 진정한 기독교 근본주의자가 되려면 교리적인 문자적 신앙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윤리적 실천에 있어서도 성서의 말씀 그대로 살아야 한다. 가령 기독교 근본주의자는 '돈을 사랑해서는 안 된다.' '최소한 십일조의 1/3은 가난한 사람을 위해서 써야 한다.' '50년에 한 번씩은 희년을 실천해야 한다.' '목사는 말씀을 전하고 기도하는 일에만 힘쓰고, 교회 행정과 재정은 신자들의 대표에게 위임해야 한다.' 그리고 (다니엘처럼) 최소한 우상숭배 문제가 대두되었을 때는 불의한 권력에 맞서 목숨을 걸어야 한다.
한 가지 더 첨언하자면, 합성섬유 옷이나 유전자를 조작한 음식을 먹으면 안 된다. 성서가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6. 바로 이런 모습이 성서적 문자주의적 신앙, 즉 기독교 근본주의자의 모습이다.
7. 하지만 한국의 (보수)교회는 어떠한가?
그들이 돈을 얼마나 사랑하고 숭배하는지는 온 세상이 다 안다.
예수님은 '원수를 사랑하라'고 문자적으로 가르쳐주셨건만, 이들은 자신과 생각이 조금만 달라도 원수로 여긴다.
또한 한국의 보수 교인들은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위해서라면 이단-무속과도 기꺼이 연대한다.
이들은 주일 아침이면 합성섬유로 만든 비싼 옷을 입고 예배에 참석해서 한껏 '자아숭배'란 우상을 부추기는 설교를 듣고, 유전자를 조작한 음식으로 점심을 떼우면서도, 자신들만이 '정통' 그리스도인이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바로 그 확신 때문에 온 세상이 골병에 든다.
8. 이런 신앙이 어찌 성서적 근본주의적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한국의 보수 교회들은 그냥 돈에 환장하고, 극우 이데올로기에 포로가 된, 예수를 상징 깃발로 내건 변종 정치적 집단일 뿐이다.
이게 그들의 진짜 정체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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