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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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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윤석열이 결사코 청와대를 안 들어가려는 이유가, 청와대에 북한, 중국 등이 설치해놓은 도청장치가 너무 많아서이고, 심지어 문재인이 김정은에게 비밀리에 청와대 상세 도면을 넘겨줬기 때문에 윤석열의 안전 문제가 담보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가짜 뉴스가 2번을 찍은 사람들 중심으로 급속히 퍼졌다.
2. 문 대통령이 윤석열에게 조건 없이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자고 한 것을 윤석열이 거부한 이유가, 문재인이 윤석열이 청와대 들어오면 독을 탄 음료(혹은 식사)를 줘서 암살하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는 가짜 뉴스가 역시 2번을 찍은 사람들 중심으로 빠르게 유포되었다.
3. 위의 두 가지 사례는 임의로 지어낸 허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최근 며칠 사이에 일어난 실화다.
가장 끔찍하고 참혹스러운 것은 이런 가짜 뉴스의 발원지가 '교회'라는 사실이다.
쪽팔려서 뭐라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이 정도면 교회라고 말할 수가 없다.
그냥 요한계시록 2장에 나오는 교회의 시늉을 하고 있는 '사탄의 회(모임)'이다.
4. 나는 대학원에서 두 번에 걸쳐 <교회론> 관련 졸업 논문을 썼다.
한 번은 바울의 교회론을, 한 번은 한국 개신교의 정치 참여에 관해 썼다.
신학 수업 여정 내내 교회야 말로 나의 가장 큰 신학적 관심사였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교회에 대한 애정과 헌신이 깊었다.
오죽하면 막대한 적자를 예상하면서도 굳이 신학서적을 출판해서 교회를 섬기고 도우려했겠는가?
과거에 내가 교회를 사랑하고 아꼈던 방식은 교회 안에 남아서 교회를 개혁하고 갱신해보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방법이 부질없음을 매순간 느끼고 있다.
한국 교회는 속이 너무 곪아터지고 썪어서, 그리고 악한 세력들이 지배권을 장악하고 있어서 내부에서 뭘해볼 수 있는 게 없다.
그것이 얼마 전 내가 페북을 통해 개신교를 떠난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이유다.
5. 아마도 나와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교회로 인해 절망하며 애통해 하는 기독교인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그분들께 정중히 아뢴다.
첫째, 교회 안에 계속 남아 있을 요량이면 불의에 맞서 목소리를 내고 싸우시길 바란다.
가령 위의 경우와 같은 저질 가짜뉴스를 보내는 교우가 있다면, 그 사람이 목사든, 장로든, 권사든 상관하지 말고, 엄중히 항의하고 질타하시길 바란다.
교회가 이 정도로 망가졌는데 그냥 혼자 속상해하고 침묵하는 것 자체가 '죄에 동조'하는 결과 밖에 안 된다.
또한 만약 목사들이 설교를 빙자해서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하면 그때는 보란 듯이 일어서서 당당하게 걸어나오시라.
그렇게 저항하고 따져야, 목사들이 움찔해서라도 언행을 함부로 못한다.
둘째, 나처럼 이제 현실 교회에는 아무런 소망이 없다고 느껴지시는 분들은 그냥 교회를 나오셔도 괜찮다.
양의 탈을 뒤집어쓴 이리들이 주도하는, 미혹의 영들이 횡행하는 교회에서 좌절하고 분노하느라 신앙의 손해를 감수하는 것보다는 차리라 나와서 자유를 찾는 것이 낫다.
그게 내가 내린 결론이다.
6. 그런데 두 번째 선택을 할 경우, 그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가 발생한다.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일주일 내내, 매일매일을 '성스럽게' 살기로 다짐하고 순종하는 삶의 양식을 개발해야 한다.
즉 일상을 예배자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둘째, 개인 경건에 부실함이 없도록 만반을 기해야 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기도와 성경 읽기와 가정 예배가 식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셋째, 헌금을 중단하기 보다는 가난한 사람들,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 사회 정의를 위해서 힘쓰는 사람들에게 흘려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주변에서 같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동료 그리스도인들과함께 '목사 없는' 작은 교회(10명 이내)를 추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7. 이런 글을 쓰는 나 자신도 괴롭다.
그러나 내가 볼 때 한국 개신교는 미래가 없다.
현재의 목회 리더십으로는 현 상황을 돌파할 능력이 없거니와,
현재 신학교 수준을 보면 앞으로 배출될 목사들의 수준은 나날이 떨어질 것이다.
(개인적으로 지금 신학생들 수준을 보면 그냥 신학교 문을 닫는 게 한국교회와 사회에 기여하는 길이라는 확신이 들 정도다)
지금 한국 교회는 망했다.
신학교가 없어서 망한 게 아니고,
대형교회가 없어서 망한 게 아니고,
목사와 선교사 숫자가 부족해서 망한 게 아니고,
부동산이 모자라서 망한 게 아니다.
지식이 없어서 망했고,
양심이 없어서 망했으며,
거룩함이 없어서 망했다.
가짜 복음,
가짜 설교,
가짜 이념,
가짜 뉴스 때문에 망했다.
따라서 사람들이 '생명'을 찾아 교회를 떠나는 것이 하등 이상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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