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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문) "믿기만 하면 다 된다고?"

자료공유 신학공부............... 조회 수 27 추천 수 0 2022.09.03 11: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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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재밌고 유익한 내용이 있어서 발췌했습니다. 관련링크는 이 글이 실린 책에 관한 소개입니다. 제가 부연설명은 따로 하지 않겠습니다.
관련링크 : https://naver.me/xryXr7bd 
이민규(한국성서대학교 신약학 교수), <신앙, 그 오해와 진실> 중에서 발췌한 내용

“믿기만 하면 다 된다고?”

믿음에 관한 오해들

우리말에서 주로 ‘믿음’으로 번역되는 헬라어 ‘피스티스’(πίστις)는 구약-유대 문화의 ‘에무나’(אֱמוּנָה)에 해당한다. 에무나는 기본적으로 성실이나 신실, 순종을 뜻하지만 우리말에서는 믿음과 성실, 순종은 서로 다른 범주로 이해된다. 믿음은 일반적으로 사고방식의 영역, 즉 ‘동의’나 ‘확신’과 같은 정신활동을 의미하지만 성실이나 순종은 삶의 덕목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약-유대 문화는 이런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히브리 문화에서 믿는다는 것은 성실, 순종을 포함하는 통합적인 개념이다.

예를 들어, 창세기 15:6에서 “아브람이 여호와를 믿으니[아만(אָמַן), 헬라어로 피스튜오(πιστεύω)] 여호와께서 이를 그의 의로 여기시고“라고 할 때, ‘믿는다’는 표현은 ‘지적 동의’가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에 신실하게 순종하는 삶을 의미한다. 아브라함이 갈 길을 알지 못했지만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하란을 떠날 때, 믿음과 순종 혹은 성실을 구별하기란 어렵다(창 12:1-4; 히 11:8-9). 하나님이 이삭에게 아브라함 이야기를 하실 때도 ‘믿은 자’가 아니라 ‘성실하게 순종한 자’의 면모가 드러난다.

이는 아브라함이 내 말을 순종하고 내 명령과 내 계명과 내 율례와 내 법도를 지켰음이니라 하시니라(창 26:5).

히브리적 사고와 용어 자체가 그러하듯 구약에서 믿음은 성실, 순종이란 실천적 행위의 덕목을 반드시 포함한다. 구약에서 성실, 순종으로 표현되는 행위와 믿음을 구별하는 이분법은 없다. 그렇다면 신약에서는 어떨까?

피스티스와 신실, 순종

사실, 신약성경에 등장하는 피스티스는 믿음, 확신, 신실함, 순종, 충성 등의 상당히 폭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구약성경과 유대 문화보다 믿음과 성실, 순종을 문맥에 따라 구분해서 사용한다. 예를 들어 예수님이 병자들에게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선포하실 때(마 9:22; 막 10:52; 눅 8:48; 18:42), 여기에서의 믿음은 병자의 성실함이나 순종을 의미하지 않는다. 물론 예수님이 말씀하신 구원도 신학적인 ‘구원’, ‘거듭남’이 아니라 질병으로부터의 놓임을 의미한다.

구약에서 믿음이라는 용어가 하나님이 한 분이시라는 사실에 대한 지적 동의의 의미로 사용된 적은 없다. 언약 백성인 유대인들이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 것은 당연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요구된 것은 신실함이었다. 그러나 바울서신은 한 분이신 하나님의 존재조차 모르던 이방인을 대상으로 한다. 그래서 바울은 그들에게 하나님이 계신 것과 복음에 대한 ‘지적 동의’, ‘받아들여 확신함’을 가져야 한다고 호소한다. 바울은 피스티스를 그리스 수사학에서처럼 상대방의 논리에 설득되어 지적으로 동의한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것이다. 피스티스를 ‘복음의 내용에 동의하고 받아들여 확신함’이란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는 사도행전에도 자주 등장한다(행 9:42; 10:43; 16:31; 20:21).

그러나 믿음과 성실, 순종을 통합적으로 보는 구약의 관점이 신약에서 포기된 것은 절대 아니다. 사실 그런 통합성은 신약성경 전체에서 충분히 나타나고 있다. 신약성경은 구원이 은혜의 선물이니까 우리가 아무렇게나 살아도 구원받을 수 있다고 가르치지 않는다. 즉 피스티스가 신실함과 순종의 행위가 배제된 단순한 ‘믿음’으로 오해될 때, 그것은 구원받을 수 없는 가짜 믿음으로 평가된다. 마태복음은 이를 확실하게 가르친다. 구약의 에무나 개념을 잘 알고 있는 마태에게 신실한 행위가 뒤따르지 않는 믿음이란 절대 에무나가 될 수 없다. 마태에게 믿음과 행위는 절대 나눌 수 없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라는 자라야 들어가리라(마 7:21).

히브리적 사고가 강한 야고보 또한 언약적 행위(신실함, 충성)와 믿음을 이분법적으로 대치시키는 신앙을 단호하게 거부한다. 믿음(원인)에는 분명히 언약에 대한 신실한 행위(결과인 얼매)가 뒤따라야 한다.

내 형제들아 만일 사람이 믿음이 있노라 하고 행함이 없으면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그 믿음이 능히 자기를 구원하겠느냐(약 2:14).

이로 보건대 사람이 행함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고 믿음으로만은 아니니라(약 2:24).

야고보는 신실함과 순종의 행위에 따른 의가 없으면 구원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는 사도 바울이 말한 바, 하나님의 종말론적인 행위심판 때 드러나는 미래의 칭의 – 공로 없이 의롭다 함을 입었으니 이제 의로운 삶으로 나타내야 한다는 개념 – 와 같은 맥락이다. 이에 대해 “결국 인간의 행위로 구원받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신약성경은 구원이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행위로 구원받을 수 없다고 단정한다. 충성된 삶이 은혜의 필수적인 결과임은 틀림없지만 그 어떤 행위도 구원을 보장하는 공로가 될 수는 없다. 그래서 하나님의 백성은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을 명령받는다.

우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우리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눅 17:10, 표준새번역).

신실함과 순종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자의 당연하고 마땅한 반응일 뿐, 어떤 공로가 아니다. 반면 은혜를 아는 자에게 충성된 삶을 공로로 여기는 것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치스러운 일이다. 사도 바울은 죽을 힘을 다해 섬김의 삶을 살았어도 그 모든 것이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한다.

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전 15:10).

비록 지금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 허덕이고 몸부림치며 힘들게 살아도 나중에 뒤돌아보면 오직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일뿐이라는 고백만 나오게 된다. 나의 모든 걸음이 은혜의 관점에서 해석되기 때문이다. 물론 사도 바울은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상황에서 믿음을 단계적으로 구분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결국 신약의 믿음이 구약의 에무나와 전혀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사도 바울에게도 그리스도의 언약에 대한 성실과 순종이 없는, 단순히 지적 동의로 받을 수 있는 구원은 없다.

믿음과 이신칭의의 문제

전통신학에서는 사도 바울의 구원론을 언급하라면 이신칭의 교리를 말한다. 그렇다면 이신칭의 사상은 바울서신에 얼마나 자주 등장할까? 정확하게 말하면, 의를 획득하는 수단이 오로지 믿음뿐이라는 이신칭의 사상은 유대 율법주의자들과 첨예하게 대립한 상황에서 쓴 갈라디아서와 로마서 이외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이 두 서신을 제외하면 성경에는 이신칭의 사상이 아주 드물게 나타난다[예를 들어, 세리와 바리새인의 기도에 대한 비유(눅 18:9-14)]. 게다가 이신칭의 교리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갈라디아서도 신실함과 순종(구약의 에무나)의 행위 없이 육체의 욕망을 따라 사는 사람의 믿음은 최종적인 구원의 조건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19 육체의 일은 분명하니 곧 음행과 더러운 것과 호색과 20 우상 숭배와 주술과 원수 맺는 것과 분쟁과 시기와 분냄과 당 짓는 것과 분열함과 이단과 21 투기와 술 취함과 방탕함과 또 그와 같은 것들이라 전에 너희에게 경계한 것 같이 경계하노니 이런 일을 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것이요(갈 5:19-21).

오히려 갈라디아서는 신실함과 순종의 삶이 인간의 공로가 아니라 오직 성령의 능력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말씀한다. 우리는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살아야 한다(갈 5:16a). 성령을 따라 살지 않고 육체의 욕심을 따르면(갈 5:16b-17), 하나님나라를 상속받을 수 없다(갈 5:21b). 이처럼 바울에게 구원받을 믿음(피스티스)과 구약의 믿음(에무나)은 결국 동일선상에 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는 할례나 무할례나 효력이 없으되 사랑으로써 역사하는 믿음뿐이니라(갈 5:6).

여기서 우리말로 ‘역사하는’으로 번역된 헬라어 ‘에네르구메네’(ενεργουμενη)는 쉽게 말해 ‘행동하는’ 혹은 ‘작용하는’의 뜻이다. 즉 사랑으로 행위하는 믿음이 아니고서는(but faith working through love, ASV) 구원이 약속될 수 없다는 말씀이다. 바울의 이러한 견해는 복음서와 성경 전체의 구원 이해와 맥을 같이 한다. 행위 없는 믿음으로는 구원이 불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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