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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호세아 8:1~14
“이스라엘이 왕들을 세웠으나, 나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다. 통치자들을 세웠으나, 그 또한 내가 모르는 일이다.”(8:4a)
호세아 시대의 이스라엘 형편이 오늘 우리 시대와 너무 닮아있습니다. 어쩌다 이런 정부가 출현했는지 한심하고 답답합니다. 경제는 젬병이고, 사회는 좌불안석입니다. 사회적 약자의 소리는 외면하고, 기득권 가진 자들을 위해서는 선심을 물 쓰듯 합니다. 동맹을 강화한다며 적대국만 만들고 있고, 역사는 퇴행 일로이고, 기후와 생태계 등 환경문제도 역행하고 있습니다. 민족의 평화는 점점 멀어져 언제 전쟁이 나도 이상하지 않은 나라가 되고 있습니다. 제 눈 속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만 나무라고 있습니다. 지도자의 도덕성과 모범은 한마디로 개차반입니다. 악을 행하고 있으면서도 자신은 선을 행하고 있다고 오판하고 있습니다. 무지하고 무식하고 무능하면서도 자찬하고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악한, 아테네 인근에 집을 짓고 강도짓을 일삼았던 프로크루스테스가 연상됩니다. 그는 자기 집에 있는 철로 만든 침대에 행인을 누이고는 침대 길이에 맞추어서 늘이거나 잘라서 죽였습니다. 영웅 테세우스가 등장해야 그 악행이 그칠 것입니다.
이스라엘도 그랬습니다. 처음 왕 사울이 등장할 때도 하나님의 뜻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하나님은 그 백성을 막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일하는 방식이 그렇다고 생각하니 사람의 판단이 얼마나 귀하고 그 선택이 중요한 일인지를 새삼 느낍니다. 인간의 선택에는 책임도 수반됩니다. 왕국의 초기이니만큼 할 일이 태산처럼 쌓였지만 사울은 다윗이라는 정적을 제거하기에 몰두하였습니다. 정사를 제대로 챙기지 못했습니다. 다윗은 사울의 칼을 피해 다녀야 했고, 그 사이에 나라의 힘은 약해졌고 기강은 해이하여졌습니다. 사울과 다윗이 의기투합해도 ‘산 너머 산’일텐데 쫓고 쫓기느라 좋은 시절을 허비해야 했습니다. 사울 자신에게도 불행이지만 백성과 역사와 하나님께 불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기회를 질투와 독선과 아집으로 살다가 불행하게 삶을 마쳤습니다.
주님, 이 땅에 보편적 원리가 작동되도록 인도하여 주십시오.
2024. 11. 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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