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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에 떠내려 가는 나무 신세
호세아 10:1~15
“이스라엘은 열매가 무성한 포도덩굴, 열매가 많이 맺힐수록 제단도 많이 만들고, 토지의 수확이 많아질수록 돌기둥도 많이 깎아 세운다.”(10:1)
경제 활동이 원활하고 물질이 넉넉할수록 사람의 마음은 허탄해 져 거짓과 죄로 채우는 모양입니다. 경제의 윤택함과 마음의 평화가 비례하지는 않습니다. 도리어 풍요의 시대일수록 사람의 마음은 곤핍해져 그 빈 마음을 채우려고 돌기둥을 많이 깍아 세웁니다. 살림살이가 펴져야 마음의 주름살이 펴지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에 안정과 평화가 깃들게 하는 일은 풍요의 문제보다 우선할 일이지만 시공간에 매인 삶으로서는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금송아지를 앗시리아로 가지고 가서 대왕에게 선물로 바칠 것이다. 그러나 에브라임이 대가로 받아 오는 것은 수치뿐일 것이다. 끝내 이스라엘은 우상을 섬긴 일로 수치를 당하고야 말 것이다.”(10:6)
힘이 센 이웃 나라와 동맹 외교를 한답시고 스스로 비하하고 아부하여 얻는 것은 결국 수치입니다. 아모스 시대의 이스라엘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일본이 군함도와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할 때 우리나라 정부는 과거 조선인들이 겪은 수모와 고통을 간과하였습니다. 힘으로 우리 노동자들에게 강제노역을 시킨 일제의 악행에 대하여 면죄부를 준 꼴이고 누구라도 힘이 있으면 약한 자를 그렇게 눌러도 된다는, 힘의 숭배를 인정한 셈입니다. 친일(친일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것을 빌미로 민족을 배반하는 것이 나쁩니다)을 위하여 원칙을 외면한 우리의 외교 대가는 반드시 자충수가 되어 일본에 의하여 뒤통수를 맞을 것이고, 우리 외교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장면이 될 것입니다. 결국 이스라엘의 왕은 ‘물 위에 떠내려 가는 나무토막’ 같은 신세가 되었습니다(7). 돛도 없고 키도 없이 시류와 외세에 의해 표류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자기 나라를 자기가 주도하지 못하여 결국 패망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우리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에게 죄를 묻겠다고 말씀하시는 주님, 하나님을 떠난 죄, 우상을 섬긴 죄에 대하여 묵과하지 않으시는 주님을 뵈오며 주님 앞에 머리를 조아립니다.
2024. 11. 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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