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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산다”
아모스 5:1~17
예언자란 삶의 이면과 현실 그 너머를 보는 사람입니다. 한창 부국강성의 대로를 달리는 이스라엘이지만 예언자의 눈은 달랐습니다. 부국강성한 이스라엘의 기운은 머지않아 십분의 일로 줄어들 것입니다. 흥청거리던 거리가 한산해지고 온 도성에 통곡이 가득할 것입니다. 번성하던 사마리아 성에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웁니다. 이런 시점에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베델을 찾지 말고, 길갈로 들어가지 말고, 브엘세바로 넘어가지 말아라.”(5:5)
사람들은 착각합니다. 베델에 올라가는 일이 하나님을 찾는 일이고, 길갈을 향하는 것이 신앙적 각성이고, 브엘세바로 나아가야 바른 신앙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를 일거에 부정하십니다. 아무리 베델과 길갈과 브엘세바를 찾아도 거기에서 하나님을 만날 수 없습니다. 직업종교인들은 이 지명들을 ‘교회’로 치환합니다. 교회를 찾는 일, 교회를 중심으로 삶을 일구는 일이 마치 하나님 중심으로 사는 것처럼 가르칩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교회가 우상이 되기도 하고, 교회가 왜곡되거나 권력화되면 신앙도 뒤틀려지기 마련입니다.
“너희는 나를 찾아라. 그러면 산다.”(5:4)
“너희는 주님을 찾아라. 그러면 산다.”(5:6)
사람들은 정의를 싫어하고(10) 의인을 학대하며(12) 다른 이를 차별하고, 불의한 이득을 추구합니다(11, 12). 선을 구하지 않고 악을 추구합니다(14). 이런 때에 신중한 사람은 입을 다뭅니다(13). 때가 악하기 때문입니다. 거리에는 통곡 소리가 그치지 않습니다(16). 하나님을 찾는 일이란 제사를 바치는 데 있지 않고 착취와 억압과 차별을 멈추고 공의와 선행을 실행하는 데 있습니다.
주님, 사마리아성에 짙은 어둠이 스며들 듯 오늘 이 번영의 땅에도 음산한 악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불의하고 무도한 이들의 패악질 거리에 넘칩니다. 이런 세상에서도 공의와 선행을 추구하는 주님의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2024. 12. 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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