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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일기324-11.19】 이토록 좋은 시간
바람이 불 때마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숲속 오솔길 벤치에 아내와 나란히 앉아서 가을을 즐긴다. 벤치에 앉으니 자꾸 아내를 가까이 오라고 끌어당기게 된다. 끌어당겨서 머할라고?
길쭉하여 두 사람 이상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의자를 벤치(bench)라고 한다. 유럽 공원의 벤치엔 가운데 철로 된 장애물을 끼워넣는데 그것은 (주로 노숙자들이) 드러눕지 못하게 하고, 또 벤치에서 남녀가 그짓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한다. 건축가 유현준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강남구’에 반감을 갖는 이유는 길거리에 ‘벤치’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벤치가 없다는 것은 쉬지 않고 계속 일이나 하라는 뜻이며 사람들이 바깥에 나오는 행위 자체를 봉쇄하는 의미를 갖는다.
고개를 들어보니 낙엽을 다 떨군 은행나무에 까치집이 다 드러나 보인다. 가을 한때 아내와 숲속 벤치에 가만히 앉아있는 것만 해도 도 너무 좋다.(진짜로 가만히 앉아만 있었어요)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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