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독수공방은 최용우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노는 공간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글들이 있으며 특히 <일기>는 모두 12권의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현재 6권을 판매중입니다. 책구입 클릭!

첫눈

어부동일기00-03 최용우............... 조회 수 1054 추천 수 0 2003.12.09 09:44:28
.........


【느릿느릿 056】첫 눈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한 사람들 때문에 첫눈이 온다.
첫눈이 와도 왕창 와서 출퇴근길이 막히고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정말 첫눈이 첫눈에 반하도록 왕창 내렸나 보다.
우리동네는 오후에 한 참 휘날리다 말았다.
차 한잔 마시면서 창밖에 내리는 첫눈을 보며 정호승 시인의 시를 읽으니 그럴듯하게 폼이 난다. 2003.12.8 첫눈오는날 ⓒ최용우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빗자루로 쓸어 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장갑 낀 손으로 구워 놓은 눈밤을 더러 사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리자


댓글 '1'

이용준

2003.12.11 00:33:32

아...나두 만나야하는데...올해도 이렇게 물건너갑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50 어부동일기00-03 행복합니다. file 최용우 2003-12-29 1071
449 어부동일기00-03 갈등합니다. file 최용우 2003-12-29 1205
448 어부동일기00-03 엄마생일 file 최용우 2003-12-28 1145
447 어부동일기00-03 잘못온 책 [1] 최용우 2003-12-28 1260
446 어부동일기00-03 성탄절 최용우 2003-12-28 1179
445 어부동일기00-03 세탁기 선물 file [2] 최용우 2003-12-28 1239
444 어부동일기00-03 좋은 동역자 file [2] 최용우 2003-12-28 1130
443 어부동일기00-03 기차 file [1] 최용우 2003-12-28 1065
442 어부동일기00-03 잘 살았다. 최용우 2003-12-26 1143
441 어부동일기00-03 부드러운 흐름 [2] 최용우 2003-12-22 993
440 어부동일기00-03 대장금 왕따 최용우 2003-12-20 948
439 어부동일기00-03 내 코도 위대하다 최용우 2003-12-19 1008
438 어부동일기00-03 황당한 전화 최용우 2003-12-19 1425
437 어부동일기00-03 회개 [4] 최용우 2003-12-17 1018
436 어부동일기00-03 샘터 300권 [4] 최용우 2003-12-16 1149
435 어부동일기00-03 정의의 이름으로 [5] 최용우 2003-12-12 1136
434 어부동일기00-03 나는 어떤 사람? [7] 최용우 2003-12-12 1030
433 어부동일기00-03 똥침 file [12] 최용우 2003-12-11 2500
432 어부동일기00-03 으아아아아아.... [14] 최용우 2003-12-10 1214
431 어부동일기00-03 첫눈오는 날 먹고 싶은 음식 [3] 최용우 2003-12-10 1635
» 어부동일기00-03 첫눈 file [1] 최용우 2003-12-09 1054
429 어부동일기00-03 경찰차 [6] 최용우 2003-12-08 1113
428 어부동일기00-03 흙교회 [1] 최용우 2003-12-05 1250
427 어부동일기00-03 까치밥 최용우 2003-12-04 1326
426 어부동일기00-03 고양이 [4] 최용우 2003-12-02 1262
425 어부동일기00-03 내가 네 큰아빠야! file [3] 최용우 2003-11-29 1029
424 어부동일기00-03 재미있게 살자 [1] 최용우 2003-11-28 1491
423 어부동일기00-03 엽기 엄마들 [1] 최용우 2003-11-27 1099
422 어부동일기00-03 감쪽! [8] 최용우 2003-11-24 1127
421 어부동일기00-03 쓰레기통 [6] 최용우 2003-11-24 1183
420 어부동일기00-03 줄넘기 file 최용우 2003-11-22 1066
419 어부동일기00-03 부끄러움 file 최용우 2003-11-19 1219
418 어부동일기00-03 추수감사절에 부른 고요한밤 거룩한밤 최용우 2003-11-17 1662
417 어부동일기00-03 폭포와 동굴이 있는 언덕 최용우 2003-11-17 1379
416 어부동일기00-03 혼자 있는 시간 [1] 최용우 2003-11-15 1082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