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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공방은 최용우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노는 공간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글들이 있으며 특히 <일기>는 모두 12권의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현재 6권을 판매중입니다. 책구입 클릭!

아름다운 삶의 일기

2000년전 일기 최용우............... 조회 수 1277 추천 수 0 2002.01.13 23:3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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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일기100】2000.10.16 십자가탑

십자가탑을 5미터 더 높이 올렸다. 그동안 돈이 없어 지붕옆에 십자가 네온을 그냥 붙여 놓았었는데 어느분이 도와 주셔서 십자가탑을 제대로 세우게 된 것이다. 비가 오는데 하루종일 공사를 했다. 올려다보기만 해도 아찔한 높이에서 무섭지도 않은지 열심히 일을 한다.
그런데 김장담글 때 쓰는 커다란 스테인레스 대야 두 개가 가운데 사각형으로 구멍이 뚤려 있길레 어디에 쓰는 것인가 했더니 두 개를 마주붙여 십자가 바로 아래에 둥그렇게 받침대 대용으로 붙이는 것이었다. 전에는 사각형으로 용접을 해서 받침대를 만들었는데 까치들이 하도 집을 지어서 요즘에는 대야 두 개를 마주붙여 빈 공간을 아예두지 않는다고 한다.
아하! 그러고 보니 다른 교회 십자가 탑에 햇볕을 받아 빛을 내는 그 둥근 공이 스테인레스 대야 두 개를 마주붙인 것이었단 말인가. 알고 보니 별게 아니군! 그동안 그게 뭔지 되게 궁금했었는데. 스테인레스 대야 두 개를 마주붙여 높은 꼭대기에 올려놓고 사람들이 보기좋다며 올려다 보는 것이었군!

【느낌일기101】2000.10.17 말이 인통함

"아빠 난 어디에서 왔어요?"
60년대 - 짜식 별걸 다 묻네. 몰러도 돼 임마!
70년대 - 다리 밑에서 으앙! 하고 울고 있는걸 주워왔지.
80년대 -(교육학 전공자들의 이론) -큰 새가 물어다주고 갔단다.
90년대 -인터넷 자료실에서 다운 받았지!
...인터넷 유아교육 사이트에서 떠돌아 다니는 재미있는 유머를 식구들에게 식사시간에 들려줬더니...이해를 못한다....내가 너무 앞서가는 건가?

【느낌일기102】2000.10.18. 중독증

하루종일 거의 15시간은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던 것 같다. 컴퓨터가 없었을 때는 전부 손으로 해야되는 작업을 이제는 컴퓨터로 하다보니 자연히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은 것이다.
그런데 아내는 이런 나를 가리켜 '컴퓨터중독증'이라 한다. 컴퓨터가 무슨 마약도 아니고, 타자기와 텔레비젼의 기능을 좀 더 향상시킨 것 그 이상은 아닌 것 같은데 내가 뭐에 어떻게 중독이 되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단순히 컴퓨터를 오래 사용한다고 해서 '컴퓨터증독증'이라 한다면 책을 많이 보는 사람은 '책중독증' 공부를 많이 하는 학생들은 '공부중독증'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은 '운동증독증' 운전을 많이 하는 사람은 '운전중독증'.... 그런데 그런 것을 '중독증'이라 하는 사람은 없다.
컴퓨터는 그 무엇보다도 단숨에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바꾸어 버렸다. 젊은 세대들은 그 변화에 빨리 적응을 하는데 나이 든 구세대들은 그 변화에 민첩하지 못하다. 그래서 아마도 못먹는 밥에 재뿌리기 식으로 '인터넷 중독증'이라는 논리를 개발해내고 무심결에 사용하는 것 같다.

【느낌일기103】2000.10.19. 최우수상 받은 좋은이

좋은이가 인천선교원연합회에서 주최한 사생대회에서 입상하여 상장과 트로피를 한보따리 안고 왔다. 지난번에 인천대공원으로 그림을 그리러 간다고 하더니 그게 이 행사였나보다.
좋은이가 가장 잘 그리는 그림은 별과 발바닥 그림이다. 아주 어렸을때 (두살때던가 세살때던가) 가족달력을 만들면서 족적을 남기자며 발바닥을 달력에 대고 그 모양을 그린적이 있었다. 그후로 요녀석은 종이만 보면 발바닥을 대는 바람에 혼이 난 적이 있다. 그때 그 신기한 발바닥 그림의 영향인지 연필만 쥐면 꼼지락거리며 발바닥 그림을 그린다.
슥슥 단숨에 잘도 그린다. 이번 행사에서도 다른 아이들은 학원이나 선교원에서 가르쳐준대로 구름의 모양이 똑같이 동글동글하고 회색이었는데, 좋은이가 그린 구름만 발바닥 모양이고 하늘색이어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다른 아이들은 구름을 눈으로 보면서도 배운대로 그렸고, 좋은이는 세 살때부터 연마한 발바닥 솜씨로 그렸고..(고놈 참 응용력도 대단하다.) 아마도 몇분만에 수채화 한장씩 그려내는 아빠의 유전인지도 모르겠다.  

【느낌일기104】2000.10.28.토 벼룩의 간을 빼먹지

그러니까 전라도 산골짜기에서 홀로 사시는 어머님께서 쌀 40kg을 보내주신게 그저깨이고 어제 오후에 대한통운택배로 받았다. 쌀이 없어서 라면만 몇끼를 먹고 "하나님! 쌀좀 주시소! 굶으면서 어떻게 전도합니까, 하늘이 노래집네다" 했더니, 세상에... 가장 가난한 어머님을 통해서 주시다니... 쌀을 받으면서 눈물이 났다. 부자들에게 당연히 받아야 되는것처럼 생각하며 받게 하지 않으시고, 가장 가난한 어머님을 통해 눈물을 흘리며 쌀을 받게 하시는 하나님!
그런데 쌀 항아리에 쌀을 부어 담고 나니 얼마 안 남는다. 분명히 20kg 두가마를 보내셨다고 하는데 짐짓 두가마가 안되는 것 갔다. 전화를 드렸더니 틀림없이 20kg 짜리 두덩어리라 하신다. 그런데 우리집에 온 것은 세덩어리이다. 체중계로 달아봤더니 30kg이 약간 안된다. 그럼 10kg은 어디로 날아갔나? 그리고 왜 두포가 세포로 변해서 왔을까? ... 짐작이 가는데가 있었다. (전에 내가 이런 화물회사에 잠시 근무하며 일한적이 있다) 에구! 대한통운택배! 더러운 놈들. 벼룩의 간을 빼먹지. 그래, 잘 먹고 잘 살아라!!

【느낌일기105】2000.10.29 놀러가는 사람들

새벽예배를 마치고 집에 올라가는 6시쯤은 가로등 불빛만이 환 한 아직 한밤중이다. 그 새벽에 커다란 관광버스가 사람을 가득 싣고 내려온다. 자세히 보니 단풍놀이 관광버스이다. 그러니까 단풍놀이를 가기 위해 이 새벽에 사람들이 일어나 어쨋든 관광버스를 타고 지금 막 출발을 하는 것이렸다! 아마도 설악산이나 내장산을 당일에 다녀 오려면 이정도 새벽에는 출발을 하여야 할 것 같기도 하다.  꼭두 새벽에 일어나 놀러가는 사람들!  놀러가는 것도 참 대단한 열심히 있어야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느낌일기106】2000.10.30  시커먼 옷을 입은 사람들

교회 바로 앞에 빈 공터가 있는데 그곳에 동사무소가 새로 들어서게 됩니다. 그동안 계절마다 공터에 피던 들꽃을 꺾어 꽃꽂이를 하곤 했었고, 콘크리이트와 시맨트로 발라진 도시에서 흙이 있는 거의 유일한 공간이어서 화분갈이를 할 때 그곳에서 흙을 퍼 와 쓰기도 했습니다.
며칠전에 동사무소 기공식을 한다고 농악놀이 소리가 요란하여 가 보았더니 시커먼 옷을 입은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 무슨 행사를 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시장, 시의원 같은 동네 유지들이 하나같이 다 시커먼 양복을 입고 모여서 축사, 시삽, 공사현황소개 같은 의례적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기념행사라는 것들이 참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동네사람들이 이용하는 동사무소를 짓는 자리에 무슨 시커먼 양복을 반지르르 빼입고 동사무소와 상관도 없는 사람들이 발밑에 흙이 반짝이는 구두에 묻을새라 이리 저리 폴짝폴짝 옮겨다니면서 기념식이라고 폼을 재는모습을요. 전형적인 관료주의적 행사가 아닌가요?
동네 사람들이 이용하는 동사무소이니 동네사람들을 중심으로 서로 하나가 되어 내집을 짓는다는 마음으로 십시일반 참여하는 것이 더 보기좋은 어울림 아닌가요?

【느낌일기107】2000.11.4 (햇볕) 여기에 숨어 있었군!

지난 여름에 교회 안쪽에 있는 작은 밭 언덕에 호박을 심었었습니다. 칡넝쿨이 우거진 언덕을 대충 쳐 내고 호박 두그루를 심었더니 너무 잘 자라 금새 언덕을 덮었습니다. 우리는 기대에 차서 호박이 많이 열리면 호박전도 해먹고 호박떡에다 호박죽까지 쑤어먹자고 이야기를 했는데, 호박이 열려 주먹만 해지면 떨어지곤 해서 그동안 작은 호박 한덩이 따 먹고 말았습니다. 잔뜩 기대에 부풀게 해놓고는 겨우 호박 하나 따먹고 서리를 맞아 시드는 호박잎을 보니 정말 기분이 '호박'같더군요.
그런데 오늘 밭에 고추대를 뽑다보니 아카시아 나무 가지사이에 동그란 호박 한 덩이가 걸려 있었습니다. 호박줄기가 아카시아나무에 까지 뻣어 올라 갔었는데 저기에 저렇게 닭이 알을 낳듯이 열매 하나 걸어 놓았네요.  
호박을 내려다가 맛나게 국을 끓여 먹었습니다. 아쉽지만 마지막 선물 하나 나무사이에 남겨준것만 해도 그게 어딥니까. 내년을 기대하며 그나마 감사해야지요.  

【느낌일기108】2000.11.14. 오징어

바로 앞에 있는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이 부도가 나서 가동이 중단된 지 일주일이 되어간다. 대우자동차와 그 협력업체들이 밀집되어있는 이곳은 그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지역이고 벌써부터 사람들이 새로운 직장을 찾아 떠나기 시작하면서 길거리마다 도배가 되다시피 전세방, 월세방 오징어들이 즐비하다.
사모님과 목사님도 이사를 하려면 방 빠지는게 젤 큰 문제이니 빨리 빨리 여기저기 벽보를 붙이고 생활정보지에 방이 빠질때까지 계속 광고를 내라 하신다.
'아늑하고 햇볕 잘 드는 집 있습니다' - 카피를 쓰고 그 아래로 전화 번호를 여러개 적어 가위로 오려서 마치 오징어다리처럼 만들어 저녁때 교회에 내려가면서 바로 집앞에 붙였다. 그리고 돌아오면서 보니 누군가 오징어다리를 하나 떼어갔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 전화가 오고, 집을 한번 와서 본 아주머니는 다음날 바로 계약을 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방이 나간 것이다. 사실은 방이 빠지는 것에 대해서 한참동안이나 기도를 했었고, 하나님이 빙그레 웃으시는 모습을 본 이후로 거겅은커녕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하나님이 싸인한 일이 꼬이는 것을 본일이 없기 때문이다.
주변에 몇 달째 방이 빠지지 않은 집들이 즐비하다. 지금 사는 이 집도 몇 달째 비어있었던 집에 우리가 이사온 것이었다.

【느낌일기109】2000.11.20. 갈릴리 사람

"어디 시장 볼데 없을까?"
"오늘은 방문자이니 빵 사!"
두 번째로 갈릴리마을에 간다. 대전역앞 대한통운 건너편 빵집 앞에서 뭘 사들고 갈까 아내와 고민하면서 어느새 아내는 갈릴리 사람이 되어 있었다. 갈릴리마을에 오는 사람들의 손에 무엇이 들려 있는지를 보면 갈릴리마을 식구인지 방문자인지 알수 있다고 한다.
식구들은 모처럼 외출을 하면 부식거리를 사들고 오는데, 방문자들은 빵이나 과일을 사들고 온다.
아내의 적응력은 대단하다. 이사도 하기전에 '부식거리'걱정을 하는걸 보니 갈릴리마을 식구들의 배도 내 배처럼 불룩나오게 만들어버릴 모양이다.(음... 나도 총각때는 날씬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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