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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마가복음 박득훈 목사............... 조회 수 1651 추천 수 0 2008.09.15 12: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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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막16:14-20 
설교자 : 박득훈 목사 
참고 : 새길교회 
제목: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본문: 마가복음 16:14-20
설교: 박득훈 목사 (언덕교회 담임,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새길교회 2006.7.23주일설교)

지난 6월 초, 제 딸이 다니고 있는 한 대학생 선교단체의 잡지 편집담당자로부터 ‘양극화현상에 대한 기독인의 대응’이라는 글을 써달라는 청탁을 받았습니다. 마침 5.31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양극화해소에 대하여 국민이 어떤 메시지를 전한 것인가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던 때였기 때문에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척 바쁜 중 최선을 다해 원고를 써 보냈습니다. 잡지가 발간된 후 기독대학생들의 반응이 궁금해 슬쩍 제 딸에게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제 딸은 “응, 그 글을 아빠가 쓴 걸 다 알고 있던데!” 라고 즐겁게 말하더군요. 여기 까진 기분이 괜찮았죠. 그 다음 말이 문제입니다. “근데 아빠, 아무도 안 읽는 걸!”

물론 제 글에도 문제가 있겠죠. 하지만 사회문제에 대하여 비교적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그 단체 대학생들의 반응이 그 정도라고 생각하니 우려가 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비단 기독대학생들뿐 아니라 대부분의 한국 그리스도인들은 선교와 사회문제를 별개의 사안으로 간주합니다. 한국교회는 세계선교에 대하여 매우 열정적인 나라입니다.〈한국세계선교협의회〉에 의하면 2005년 말 현재 해외로 파송된 한국선교사의 수가 1만 4,012명에 달합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입니다. 하지만 감사만 할 수 없는 것이 한국교회의 선교에 대한 이해가 매우 편협하다는 점 때문입니다.

이 점을 하루 속히 극복하지 못한다면 한국교회라고 중세 가톨릭교회와 종교개혁 후 개신교가 선교란 이름으로 범한 오류를 유사한 형태로 반복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지금이야말로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선교에 대한 바른 이해를 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여 저는 오늘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선교의 총체적인 의미를 잘 살펴 마음에 함께 되새겨보고자 합니다. 지금까지도 잘 해오셨습니다만, 한국교회 선교활동이 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새길교회가 더욱 힘있게 선도적 역할을 해주시길 기원합니다.

1. 온 세상을 섬김의 장으로 우리 가슴에 품어야 합니다.

예수님이 모든 제자들에게 부여하신 선교사명은 온 세상에 나아가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선 마음과 사고의 지평을 활짝 넓혀 온 세상을 가슴에 품고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처음 인간을 창조할 때부터 그런 비전을 주셨습니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여라. 땅을 정복하여라.”(창 1:28). 온 땅을 활동무대로 주셨습니다. 물론 매우 조심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정복하라는 것은 폭군처럼 억압과 착취를 일삼으면서 군림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대신한 청지기로서 모든 피조물이 각기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잘 돌보고 섬기는 책임을 다하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요즘 세계화의 선봉장 노릇하는 미국이 힘으로 세계를 평정하려들듯이 그런 식으로 세계를 품으면 안 됩니다. 온 세계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게 하려고 세계를 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세계가 하나님이 의도하신 대로 더 아름답고 건강해지도록 돌보고 섬기기 위해 자기중심적 사고와 삶에서 과감하게 벗어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2. 복음은 모든 피조물에게 필요합니다.

한글성경에 ‘만민’으로 번역된 단어는 성경원어로 ‘pase te crisei’입니다. pase는 ‘모든’이라는 뜻이고요 te는 정관사 the에 해당합니다. ‘crisei’는 로마서 8:19~22에서 번역된 것처럼 사람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만드신 피조물 전체를 말합니다. 그래서 영어성경에 보면 ‘all people’ 대신 ‘every creature’(KJV) 혹은 ‘all creation’(NIV, NASV)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복음이 필요한 것은 사람만이 아니라 만물입니다. 복음은 인간의 영혼에게만이 아니라 인간과 만물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삶의 모든 영역에 필요합니다. 좁은 의미의 종교 영역 뿐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의 영역에도 복음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그런 현실을 피부로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얼마 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함께 남북관계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은 촉각을 곤두세워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남북대결구도 때문에 얼마나 많은 피해를 우리 국민이 감당하고 있습니까? 복음이 절실히 필요한 영역입니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라는 제도적 압력 때문에 얼마나 많은 비극이 우리 주변에 일어나고 있습니까? 대표적인 것으로 양극화의 심화, 비정규직차별, 이주노동자 차별을 들 수 있겠죠. 저는 갈수록 제도의 문제는 영적인 문제란 생각이 듭니다. 군부독재시절엔 우리가 싸워야 할 적이 분명했습니다. 독재자와 군부였지요. 그러나 지금은 피해자는 보이는데 가해자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모든 억압과 착취가 비인격적 제도를 통해서 자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제도를 버티고 있는 힘은 돈과 권력에 대한 욕망입니다. 그 욕망을 주도하는 세력은 맘몬입니다. 맘몬은 하나님을 대항하며 물질을 매개로 해서 우리의 마음을 장악하고 있는 영적 존재입니다. 그러한 억압적 제도에 대한 강력한 저항이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시민사회가 병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헤게모니 전쟁에서 정의의 세력이 불의의 세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므로 시민사회에 복음의 힘이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날 시민사회는 복음이 절실히 필요한 장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연도 복음이 필요한 곳입니다. 바울은 이를 가슴으로 느끼면서 살았습니다. 그는 자연계가 원래의 아름다운 목적대로 존재하지 못하고 악용되고 오용되는 것 때문에 신음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우리는 모든 피조물이 이제까지 함께 신음하며, 해산의 고통을 함께 겪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롬 8:22) 새만금에 복음이 필요합니다. 평택 들판에 복음이 필요합니다. 이 점을 늘 놓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3. 복음은 하나님나라의 도래입니다.

복음의 핵심은 예수님 자신의 말씀에 잘 요약되어 있습니다. “때가 찼다.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여라. 복음을 믿어라.”(막 1:15) 복음이란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가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도록 우리 곁에 가깝게 다가왔다는 것입니다. 그 하나님의 나라의 내용이 무엇인지 예수님은 말씀과 다양한 사역 그리고 죽음과 부활을 통해서 보여주셨습니다. 하나님의 통치가 실현되어 죄와 질병 그리고 죽음으로부터 사람을 해방시키시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성전청결 사건에서 극명하게 보여주신 것처럼 모든 억압과 착취로부터 사회적 소자들을 해방시키는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건강해지려면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회복해야 합니다. 얼마 전 저희 교회 운영위원회에서『참으로 해방된 교회』라는 책으로 독서토론을 했습니다. 제 마음에 가장 깊이 다가왔던 대목 두 군데를 소개드리고 싶습니다: “교회가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대신 교회 자체를 세우는 존재로 자신을 규정짓게 되면 언제나 문제가 생긴다”, “교회는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먼저 복음이 되어야 한다. … 공동체성이 연약한 교회의 성공적인 복음 전도란 그저 교회가 주변사회에 동화되는 속도만 가속화시킬 뿐이다. 공동체와 제자도 함양이 없는 복음전도는 복음을 세상으로 가지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세상을 교회로 끌어들이는 과정이 된다.” 한국교회가 다시 살 수 있는 길은 하나님나라의 복음을 핵심으로 하는 선교의 총체적 의미를 회복하고 실천하는데 있습니다. 물론 온 세상 구석구석 복음을 진지하게 전하는 일은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이 세상을 맘몬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뿐 아니라 적지 않은 교회들이 돈의 힘과 논리 앞에 꼼짝 못합니다. 하지만 부활하신 주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고 계십니다. 귀한 새길교회 성도 여러분! 부활의 주님을 담대하게 의지합시다. 힘차게 하나님나라의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하는 진정한 선교에 더욱 매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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