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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위하여

마가복음 류상태............... 조회 수 1692 추천 수 0 2008.08.25 14:5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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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막2:23-28 
설교자 : 류상태 형제 
참고 : 새길교회 2005. 7.10 주일설교 
제가 그 동안 설교에 굶주려서 드리고 싶은 말씀이 많습니다. 그 말씀을 다 드리려고 하면 오늘 해가 가도 시간이 모자라겠습니다마는, 줄이고 줄여서 두 가지로 요약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성도님들께선 그 두 가지가 뭔지 잘 생각하시면서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예수님은 섬김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종’의 모습으로 오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섬기러 오신 ‘종’이라고 하니까 “종이 귀한 건가 보다” 라고 생각했는지 ‘종’자 뒤에 ‘님’자를 붙여서 ‘종님’이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목사님들한테, 특히나 카리스마가 넘친다는 목사님들한테 특별히 이 ‘종님’이라는 호칭을 쓰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종’이라는 말과 ‘님’이라는 말은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습니다. ‘종’이라는 말과 어울리는 말은 ‘놈’입니다. 그러니까 종은 그냥 종놈이 되어야지 종님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오늘날 ‘종놈’이 ‘종님’이 되어서 일어나는 엉뚱한 일이 많습니다.
‘종놈’이 하는 일이 무엇입니까? 저는 결국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과 주인의 식구들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잘 살도록 열심을 다해 섬기는 일, 그리고 주인이 시키는 일에 대해서 성실하게 순종하는 일입니다. 순종과 섬김... 이 일이야말로, 하나님께서, 당신의 사랑하시는 자녀들을 행복하게 잘 살게 하시려고, 당신의 일을 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에게 맡겨주신 가장 소중한 사명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작년 가을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교단에 목사 자격을 반납했습니다마는 ‘종놈’직은 반납을 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그것도 반납을 하고 싶었는데... 한국 교회에 절망한 나머지 아예 하나님과의 인연도 끊고 싶었는데... 차분히 생각을 해 본 결과, 그 인연이 제가 끊고자 해서 끊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종놈 직분도 제가 반납하고 싶다고 해서 반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한, 계속 지고가야 할 사명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종’이라는 말... 성서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 저는 저 뿐만 아니라 모든 하나님의 사람들이 이 ‘종놈 의식’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목사님들이 ‘종님’ 의식이 아니라 ‘종놈’ 의식을 갖고 성도님들을 존귀하신 하나님의 따님들 아드님들로 섬긴다면, 저절로 성도님들로부터 존경을 받게 될 텐데 왜 그렇게 억지로 존경심을 유발하려고 발버둥치는지, 왜 그렇게 억지로 권위를 내세우고 성도님들 위에 군림하려고 애쓰는지,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깝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목사님들도 계시죠. 훌륭하시고 겸손하시고, 정말 예수님 닮은 목사님들도 많이 계시지만, 제 마음이 비뚤어져서 그런지 제 눈에는 그렇지 못한 목사님들이 더 많이 보여서 마음이 조금 아픕니다.
그렇다고 해서, 성도님들이 “맞아, 목사는 종놈이야. 우리가 섬김을 받아야 돼.” 라고 생각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개신교 전통에서는 성직의 개념이 따로 없습니다. 만인사제설이라고 하죠. 모두가 다 사제이고 동시에 성도입니다.
여기 계신 성도님들 모두, 하나님의 딸아들로서는 존귀하지만, 하나님께 부름받은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점에서 목사님들과 마찬가지로 “종의 사명을 받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가 우리 주위에 있는 자매형제를 섬기며 살아간다면, 아니, 범위를 조금 더 넓혀서 세상에 있는 모든 사람을 하나님의 딸아들로 보고 섬기며 살아간다면 우리는 지금부터, 바로 여기, 이 세상에서, 천국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을 하나님의 딸아들로 보고 섬기며 살아간다면 교사와 학생 모두, 천국을 경험할 것입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이, 공직자들이, 국민을 하나님의 딸아들로 보고 섬기며 살아간다면 그 나라는 천국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말같이 쉽지가 않아서 문제입니다. 주님께서 보여주신 섬김의 본을 따르자면 기꺼이 자매형제들의 발도 씻어주고, 하나님의 뜻을 위해서라면 죽기까지도 순종해야 되는데 그게 어디 말처럼 쉽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주님처럼 온전하게 섬기고 온전하게 순종하기가 어렵다면 그저 열심히 흉내라도 내 보자... 그러면 조금이라도 우리 주님 닮게 되겠지...” 라는 얄팍한 생각에, 우리 주님 흉내라도 내보려고 하는데 그것도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오늘 드리고 싶은 말씀이 두 가지인데, 그 중 하나를 말씀 드렸습니다. 첫 번째는 지금까지 말씀 드린대로, “우리 모두 ‘종놈’이 되자”, 그겁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드릴 두 번째 말씀은, “하나님의 딸아들답게 살자.” 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은요... 사명으로는 모든 이웃을 섬겨야 할 종놈들이지만, 그 영적 신분은 하나님의 존귀하신 딸아들이거든요.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신약 본문 말씀에 보면, 예수님은 율법을,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철저히 지키시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안식일에는 일을 하지 말아야 되는데, 밀 이삭을 자른 게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바리새인들이 이의를 제기합니다. “당신, 왜 제자들이 법을 지키지 않는데 내버려 두는 거요?”
우리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다윗 왕도 그런 적이 있소이다. 다윗이 하나님의 집에서, 제사장만 먹을 수 있는 빵을 먹지 않았소? 사람이 우선이고, 생존이 우선이지, 사람이 죽을 처지에 있는데도 법 문구에 매인다면, 그 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거요?”
제가 성경을 그대로 읽지는 않고, 조금 풀어서 읽어 드린 건데요. 우리는 주님의 이런 말씀을 통해서 우리 주님이 얼마나 사람을 귀하게 보셨는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법이라는 것이 결국은 사람을 위해 있는 거지, 사람을 괴롭히려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알려주는 말씀입니다.
사람이 중요합니다. 사람이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도 행복하고, 여러분도 행복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이웃이 함께 행복하게 살라고, 하나님께서는 종교도 허락하시고, 성경책도 주시고, 교회도 허락해 주신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거꾸로 되면, 그 때부터 비극이 시작됩니다. 종교가 사람 위에 올라가서, 사람을 통제하고, 괴롭히고, 장악하려고 하면, 종교도 썩고, 사람도 불행해집니다.
종교 뿐 아니라, 모든 제도가 다 그렇지 않습니까? 정치든 경제든 문화든 그 무엇이든, 사람을 힘들게 하고, 자유를 뺏고, 생명을 뺏는 제도라면, 존재할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말씀은 바로 그런, 인간 해방의 대선언인 것입니다.
성도님들! 여러분은 존귀합니다. 하나님의 형상이, 하나님의 인격이, 여러분 안에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을 닮았습니다. 그러므로 무조건 존귀합니다. 하는 일이 무엇이든, 학벌이 어떻든, 경제력이 어떻든, 그런 조건과 상관없이, 사람이라는 단 한 가지 사실만으로 우리는, 모두 존귀합니다.
그러므로 성도 여러분! 인생 잘 살아주십시오. 행복하게, 신나게, 재미있게 사십시오. 하나님의 자녀답게, 존귀한 삶, 아름다운 삶, 행복한 삶을 살아주십시오.
우리 주위에서, 우리 이웃들이, 우리를 보고, “저 사람 참 멋있다. 사는 게 멋있다. 나도 저렇게 살고 싶어. 나도 예수 믿고 싶어.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고 싶어.”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도록, 그렇게, 멋지게 살아 주십시오.
그게 바로 사도 바울이 로마서에서 말한, “너희 몸을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라” 라는 말씀의 의미입니다. “우리 몸을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라고 했으니까, 항상 교회에 가서 살자... 할 수만 있으면, 세상 일은 끊고, 오로지 교회 일에 매달리자...” 그게 아니구요.
제가 예수님을 처음 만났을 때,... 저는 대학 다닐 때 예수님을 만났는데요... 그 때, 성경을 읽으면서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씀이 있었습니다.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라는 말씀입니다. “아니,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만 살라면 내 인생은 뭔가... 내 인생은 하나님을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인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런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쉽게 이해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아버지(어버이)이시죠? 그러니까,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려면 하나님을 내 아버지, 내 어머니로 생각하고 문제에 접근하는 겁니다.
자식이 어떻게 살아야 부모가 영광을 얻겠습니까? 돈 많이 벌어서 세계 여행 시켜드리면 되겠습니까? 그런 생각에 매이면 공금을 횡령해서라도 부모님 세계 여행 시켜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부모가 그런 걸 바라겠습니까? 참된 부모라면, 자식이 뭐해 줄래나... 그거 바라지 않을 것입니다. 그냥 내 자식 행복하게 잘 사는 거, 그거 바라시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부모를 위해서 해드린다고 해봐야 무얼 얼마나 해드리겠습니까? 아무리 해드린다고 해도 부모님이 해 주신 것의 만분의 일도 갚을 수 없는 게 자식입니다. 그냥 자식이 올바로 잘 자라서, 참사람 돼서, 행복하게 잘 살면, 그보다 더 큰 효도가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아버지, 어버이이십니다. 우리가 참사람 돼서 행복하게 잘 사는 것, 그게 하나님을 가장 영화롭게 해 드리는 겁니다. 그러니 우리 하나님의 딸아들들은 자매형제된 모든 이웃들과 더불어 인생 행복하게 잘 살 책임이 있습니다. 그거면 족합니다.

새길교회, 성도 여러분. 그렇게 살아주십시오. 그래서, 한국 교회에 대해 실망하고 아파하는 우리 이웃들에게 기독교가 얼마나 매력적인 종교인지, 여러분의 삶을 통해서 보여주십시오.
전도는 그렇게 하는 겁니다. 말로 하는 게 아닙니다. 말로 하는 전도는 차라리 하지 마십시오. 아무리 화려한 말로, 논리적으로 설득하려고 해도, 현대인들은 듣지 않을 것입니다. 말로 하던 전도의 시대는 분명히 지나갔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성도님들이 행복하게 잘 사셔야 합니다. 우리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실 때, “아, 참, 보기 좋다... 내 딸아들 참 멋있다...” 라고 느끼실 정도로, 그렇게... 멋있는 인생 살아주십시오. 우리 이웃들이 우리를 보고, “아, 참, 멋있다. 저 사람들 어쩜 저렇게 매력적일까? 맞아, 인생은 저렇게 사는 거야... 나도 저렇게 살고 싶어...” 라는 말이, 저절로 우러나오도록... 그렇게... 살아주십시오.
그러면 교회는 저절로... 다시금 세상의 소금으로, 빛으로 부활할 것입니다. 비대해진 몸집은 좀 빠질지 몰라도 건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건 전적으로 여기 있는 저와 여러분,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주님의 은총이 성도님들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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