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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죄를 지고 가는

요한복음 김부겸 목사............... 조회 수 397 추천 수 0 2015.09.17 23: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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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요1:29 
설교자 : 김부겸 목사 
참고 : http://blog.naver.com/malsoom/106996565 

2010년 6월 6일 주일설교

성경말씀 : 요한복음 1장 29절

설교제목 : “세상 죄를 지고 가는”

 

【이튿날 요한은 예수께서 자기에게 오시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 "보시오,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입니다.(요한 1:29)】

 

  <책 이야기>

  저는 요즘 『샨티니케탄-평화를 부르는 타고르의 교육도시』(하진희 지음, 여름언덕 출판사)를 의미 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은 타고르가 인도에 세운 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돌아온 하진희 씨가 그곳에서 보고 느낀 점을 기록한 책입니다.

  샨티니케탄은 인도의 시인 라빈드라나트 타고르가 세운 학교가 있는 마을입니다. 타고르는 자신이 어린 시절 받았던 획일적이고 엄격한 학교교육에 대한 불만족스러웠던 경험 때문에, 자식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당시와는 다른 교육 이념과 방법으로 가르치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 한적한 시골 쉬리다의 자신의 집에 ‘우리 집 학교’를 열어 자식들을 가르쳤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좀 더 많은 아이들을 위한 학교설립의 기초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1901년 5명의 학생으로 시작된 학교는 당시와는 다른 교육적 이념과 특히 재정적 이유로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타고르와 뜻을 같이하는 국내외의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으며 성장하였고, 인도가 독립한 후에 정부의 원조를 받기 시작하여 현재는 유치원에서 국립대학인 비스바바라티까지 전 교육과정이 있는 인도교육의 요람으로 자라났습니다.

  타고르는 아이들이 푸른 하늘과 생명이 자라는 대지, 나무와 꽃, 대지의 지저귐들을 벗삼아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면서 우주와 생명의 신비를 체험하여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가르쳤습니다. 그는 아이들이 늘 자연을 가까이 만날 수 있고, 인내심 있고 친절한 교사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더할 나위 없는 교육조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또한 아이들이 학교 주변 마을의 농부, 도공, 직조공, 상인들이 삶에 필요한 것들을 생산하는 방법을 직접 참여하여 보고 배우도록 했습니다. 또한 계절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축제를 열어 아이들이 음악과 춤, 연극과 미술을 함께 하도록 했습니다. 엄격한 규율과 경쟁심 때문에 즐거워야할 학교교육이 불행하게 될까 염려해서 초기에는 시험제도를 두지 않았습니다. ……. 타고르는 인간이 지식과 물질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흔들리지 않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가슴속에 자연과 생명의 신비를 간직하도록 하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곳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하진희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샨티니케탄에서 많은 지식보다 행복하게 사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나에게 그곳은 언제든 다시 돌아가고 싶은 곳이 되었습니다.”

 

  <밑줄 친 책 이야기>

  제가 그 책을 읽으면서 밑줄친 부분들을 일부부 옮겨보도록 하겠습니다.

“타고르는 학교란 아이들이 인도 전통문화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생활하면서 삶의 진실을 깨닫는 데 안내자 역할을 할 구루(Guru, 고대 인도의 위대한 스승)를 만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고대 인도에는 아슈람이라 부르는 숲 속 학교가 있었다. 그 숲 속 학교에서 현자들이 마와 수많은 사람들에게 깨달음과 행동의 철학을 제시해 주었다. 그들이 훗날 인도철학의 기초가 되는 우파니샤드(Upanishad< 가장 오래된 힌두 경전인 베다를 운문과 산문으로 설명한 철학적 문헌)를 탄생시킨 이들이다.”

“고대 인도의 위대한 스승으로서 지금까지 이름을 남긴 이들은 모두 숲의 거주자들이었다.”

“타고르는 학교란 진실을 깨닫도록 가르치는 곳이라고 믿었다.”

“타고르의 교육 이상은 인간의 감각을 개발하여 신성함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학생들은 하루 일과가 끝나면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명상하는 자세로 앉아서 저녁기도를 바쳤다.- 아이들은 아침과 저녁에 각각 15분씩 명상하며 스스로를 자제하는 법을 배웠다.”

“타고르는 학생들에게 이론이나 원칙을 가르치려 하지 말고 먼저 완전한 사랑을 주라고 말했다.”

“가난은 우리에게 삶과 세계를 직접적으로 만나게 해준다. 부자로 살면 세상을 대리로 사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세상의 진실과 만나기가 그만큼 힘들어진다.(타고르)”

“몇 년 전 정부에서 샨티니케탄의 학교건물을 증축하라고 많은 예산을 확보해 주었는데, 학교는 그 예산을 거의 쓰지 않고 반납했다. 건물도 충분하고 높이 올릴 필요가 없어 매년 쓰던 만큼의 예산만 쓰기로 했다. 실제로 학교에는 오래되어 낡은 건물들이 많다. 그러나 학교는 건물에 색칠하는 일 외에 웬만해서는 새로 짓거나 증축을 하지 않는다.”

“장식이 전혀 없는 타고르의 소박한 방을 보면 그가 늘 강조하던 ‘단순한 삶이 영혼을 자유롭게 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샨티니케탄에서는 누구나 부지런하면 조그마한 일자리라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거지가 없다. 타고르는 학교를 세울 당시부터 주변 마을 사람들의 가난을 개선하고 의료혜택을 향상시키는 문제를 고민했다. 그러기 위해서 타고르는 영농방법을 개선했고 직물, 도자기, 종이, 가죽 등의 공예품을 생산해 내는 공예마을을 스리니케탄에 만들었다. 기념품 가게에서 파는 대부분의 물건은 수공예품인데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아이들은 마치 잘 아는 옆집 아저씨를 대하듯이 교장 선생님에게 자연스럽게 행동한다.”

“해결될 수 있는 일이나 해결될 수 없는 일 모두 그들은 ‘문제 없어’(No problem)이라고 선뜻 대답한다.”

“인도에서는 신랑신부가 첫날밤을 보낸 침대를 평생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를 하나로 연결시켜준 부적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나의 감동 이야기>

  저는 『샨티니케탄-평화를 부르는 타고르의 교육도시』를 읽으면서 깊은 감동을 느끼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책의 내용들은 제가 아주 오래전부터 느끼고 있었던 문제의식과 그에 대한 적절한 대안으로서 훌륭한 해답을 제공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특히 그런 타고르의 진실 되고 용기 있는 도전이 현재 인도의 사람들에게, 또 샨티니케탄을 찾는 많은 전 세계의 유학생들에게 말할 수 없는 행복과 평안, 해방과 기쁨을 일깨워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 이야기>

  이제 성경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튿날 요한은 예수께서 자기에게 오시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 "보시오,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입니다.(요한 1:29)】

  예수님께서 요한을 만나기 위해서 오실 때, 요한이 예수님을 향해서 고백한 첫인상의 인물평입니다. “저이는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느님의 어린양이로다.” 그렇습니다. 예수는 하나님의 어린양이었습니다. 온 세상의 모순과 죄악됨, 불평등함과 억압됨, 인생의 슬픔과 비통함, 삶의 좌절과 울분을 온 몸으로 끌어안고, 그 ‘세상의 죄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투쟁한 영성의 혁명가, 그이가 바로 예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시간, 타고르야말로 예수를 닮은 하느님의 어린양임을 발견하게 됩니다. 작은 예수, 혹은 예수의 동반자, 예수의 친구, 예수보다 더 아름다운 청출어람(靑出於藍, '푸른색은 쪽[藍]에서 나왔지만 쪽빛보다 더 푸르다'라는 뜻으로, 제자가 스승보다 더 나음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의 더 큰 예수, 타고르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타고르와 예수를 닮고 싶고, 그 하늘의 인격들에게서 인생의 진리를 배우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들이 그이들처럼 ‘하느님의 어린양’으로서 사는 것, 그것이야말로 신앙생활의 참된 의미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세상 이야기>

  인생을 살면서 제가 느끼는 바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세상 죄를 지고 가는 어린양’으로 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거꾸로 세상의 많은 사람들을 죄인으로 내리 누르면서 살곤 합니다.

  제가 목수 일을 하면서 발견한 아주 중대한 사실은, “기술이 권력을 얻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서너 명이 일하는 아주 작은 공동체이지만, 그 공동체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기술이 좋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그 작은 공동체에서 너도 나도 ‘좋은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 경쟁 아닌 경쟁을 하게 됩니다. 또 남보다 좋은 기술을 가진 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절대 권력자’로서, 즉 다른 이들을 죄인 아닌 죄인으로 내리 누르면서 오만하게 살게 되는 것입니다.

  어디 목수기술 뿐이겠습니까! 다른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학교에서 공부가 권력을 얻는 도구로 변질되었고, 특히 돈도 그렇습니다. 돈이야말로 권력을 얻는 도구로 사악하게 변질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여성들의 외적 미모도 그렇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우리나라 여성들이 성형수술에 목숨을 걸다시피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 역시 깊이 파고 들어가 보면, 미모가 권력(힘)을 얻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세상의 죄를 해결하기 위해서 십자가를 지는 삶이 아니라, 세상의 절대강자로서 등극하기 위해서 모두가 모두에게 투쟁하는 어리석은 삶을, 우리 현대인류가 살고 있는 것입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설교를 마치면서>

  이제 설교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설교말씀의 제목을 ‘세상 죄를 지고 가는’ 이라고 잡아보았습니다. 오늘 이 시간 이 설교말씀의 제목을 깊이 묵상하시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잠깐 기도하겠습니다.

 

  * 축도

이제는 진리의 길을 직접 보여주신 예수님의 놀라운 은혜와, 우리의 생명과 영혼을 언제나 치유해 주시는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지금도 살아계셔서 우리를 인도해 주시는 성령님의 아름다운 동행이 사랑하는 수도교회 교우들 머리 위에 언제나 충만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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