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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차원에서 푸는 인간관계

요한복음 김부겸 목사............... 조회 수 361 추천 수 0 2016.02.24 23: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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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요3:30 
설교자 : 김부겸 목사 
참고 : 2011년 2월 13일 주일설교 수도원교회 http://blog.naver.com/malsoom/122051275 

성경말씀 : 요한복음 3장 30절

설교제목 : 하늘의 차원에서 푸는 인간관계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 3:30)】

 

  <책 이야기>

  최근 『동학-해월의 고난 역경』(표영삼 지음, 통나무)을 잠깐 읽어보았습니다. 오래 전에 한번 읽었던 책이었는데, 다시 한번 보고 싶어서 조금 더 훑어보았습니다. 그 책에 해월 최시영 선생의 강론이 약간약간씩 나오는데, 이런 내용도 있었습니다. 【비인(非人)이라도 직(直)히 차를 비인으로 대치말고 선(先)히 아(我)의 심을 정(正)하야 춘풍화기와 여한 기상으로 피를 대하면 목석이 아닌 자 어찌 차에 화(化)치 아니하리요. 인이 내 하거든 인이 내하였다 하지 물(勿)하고 천이 내하신다 운(云)하라.】


  해월 선생의 말씀을 풀어보면 이런 내용일 것입니다. 【비인(非人), 즉 사람 같지 않은 사람이라도 할지라도, 그를 ‘인간 이하의 인간’으로 대하지 말고, 먼저 나의 마음을 바르게 하여, 추운 봄날의 따뜻한 난로와 같은 자세로 대하면, 나무나 돌과 같은 존재가 아니고서야 어찌 우리에게 따뜻하게 대하지 않겠습니까? 사람이 우리에게 다가오거든 사람이 왔다고 생각하지 말고, 하느님께서 내려오셨다라고 생각합시다.】아! 정말 훌륭한 말씀입니다.


  제가 알기에 해월 선생은 거의 무학자(無學者)에 가까운 분이셨는데, 어떻게 이토록 감동어린 진리의 말숨을 선포하실 수 있었는지, 거듭 놀라게 됩니다. 역시 진리의 세계는 지식의 세계와는 다른 차원임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됩니다.

 

  <삶 이야기>

  우리네 인간의 삶이란 곧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삶입니다. 인간(人間)이라는 말 자체가 사람(人) 사이(間)를 지칭하는 용어이지요. 삶이란 곧 사람사이입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가 인간의 삶을 행복하게도 하고 불행하게도 하는 것입니다.


  산속에 틀어박혀서 홀로 독신수도하는 사람이 마음 가운데 고통을 받고 있다면, 그 역시 사람 때문에 고통을 받는 것이며, 그 독신수도자가 마음 가운데 기쁨을 느낀다면, 그 역시 사람 때문에 기쁨을 느끼는 것입니다. 또 성자의 반열에 오른 훌륭한 인품의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그 역시 ‘더불어 사는 사람들’ 때문에 울고 웃고, 분노하고 기뻐하고, 불행해하고 행복해 하는 것입니다. 즉 사람이 문제입니다. 사람이 요물(妖物)이지요.


  한 사람으로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이에 대한 아름다운 해법을 해월 선생께서 제시해 주셨습니다. “더불어 사는 이들을 하느님으로 생각하자!” 그래요. 과연 그렇습니다. 그게 정답입니다.

 

  <성경 이야기>

  이제 성경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 3:30)】오늘 성경은 세례요한이 하신 말씀입니다. 당시에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님에게로 떠나는 사태가 벌어졌던 것 같습니다. 이때 요한이 그를 떠나는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 바로 오늘의 성경입니다.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 3:30)】참으로 대단한 말씀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세례요한이 예수님보다 더 위대하다고 볼 수도 있는 차원이 오늘 이 말씀에서 찾아질 수 있습니다.


  과거에 신학대학에 다닐 때, 이 성경구절을 권력투쟁의 차원에서 해석하시는 교수님의 강의를 들은 기억이 납니다. 예수의 제자들이 세례요한보다 예수가 더 탁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훗날 이 구절의 말씀을 성경에 끼워 넣었다는 투의 분석이었습니다. 아! 글쎄요. 저는 그 교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많이 실망스러웠습니다. “정말 뭐 눈에 뭐만 보인다고, 뭐든지 권력 투쟁의 산물로만 읽어내려는 서양의 학자들 나쁜 영향으로 성경조차도 그런 권력투쟁의 이야기로 내리 깎는구나!!!” 진한 아쉬움을 느꼈었습니다.


  아닙니다. 아닐 것입니다. 아니어야 합니다. 안되죠. 왜냐하면 진리의 세계는 인간의 세계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진리의 세계는 권력과 무관합니다. 짧게 보면 권력이 진리 위에 서 있는 듯 보이지만, 멀리 보면 결국 권력은 진리의 힘을 감당할 수 없는 것입니다. 바람 앞의 촛불이라고나 할까요! 그렇습니다. 진리의 바람이 결국 권력의 촛불을 꺼버리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세례요한과 예수님과의 관계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그 두 사람의 관계, 즉 인간(人間)의 관계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오늘 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인간관계 풀기>

  인간관계를 권력투쟁의 산물로 해석하는 것은 아주 못된 버릇입니다. 객관적으로 설사 그것이 맞아 보인다고 해도, 그런 식의 삶은 안 됩니다. 글쎄요. 뭐랄까 그것은 아주 천박한, 저질의, 훗날 거짓으로 밝혀질 ‘가짜 참’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참이 아니고 거짓이며, 영원히 계속되는 차원이 아닌 일시적인 것이며, 특히 이점이 중요한데 그런 인생의 방법은 반드시 배반의 칼날을 역으로 겨누게 하는 비극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인간관계는 어떻게 풀어야 바르게 푸는 것일까요? 그것은 일찍이 해월 선생이 말씀하신 바처럼, ‘하늘의 차원’에서 푸는 것입니다. 땅의 차원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맥락에서 푸는 것입니다. 이익과 불이익을 초월하여서, 행복과 불행을 초월하여서, 기쁨과 슬픔을 초월하여서 … 결국 삶과 죽음도 초월하여서 ‘하늘의 차원’에서 푸는 것입니다.

  여기 한 사람(세례요한)이 있고, 그를 괴롭히는 또 한 사람(예수-요한의 제자들을 빼앗아간다는 차원에서)이 있습니다. 이때 한 사람(세례요한)은 어떻게 처신해야할까요? 만약 세례요한이 권력투쟁형 인간이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제자들의 이탈을 막았을 것입니다. 먼저 예수를 신랄하게 비난했을 것이며, 예수에게로 떠난 제자들에게 온갖 협박과 회유를 하였을 것입니다. 당근과 채찍을 활용해서 떠나가는 제자들을 다시금 불러 모으는데 온 힘을 다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례요한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 3:30) 대다수의 서양 신학자들은 이 선언을 세례요한의 패배선언으로 이해합니다. 예수의 승리선언이며 요한의 패배선언으로 이 성경을 읽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건 승리도 아니며 패배도 아닙니다. 굳이 권력투쟁의 차원에서 말한다면 양측 모두의 승리선언입니다.


  인간관계는 바로 이렇게 하는 것입니다. “나를 괴롭히는 예수여, 솔직히 나 세례요한의 마음은 괴롭다. 그러나 괜찮다. 나는 왜 나의 제자들이 나를 떠났는지에 대해서 홀로 깊이 성찰에 성찰을 거듭해 보겠다. 좀 더 깊이 말하자면, 하느님께서 왜 나의 제자들을 내게서 떠나게 하셨는지에 대해서 홀로 기도할 것이다. 그러므로 당분간 나는 홀로 있을 것이다. 나를 괴롭히는 예수여, 나의 제자들을 잘 부탁한다. 그 제자들과 더불어서 그대가 품고 있는 하늘의 뜻을 잘 실행해 주기 바란다.” 뭐 그런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그런 상황들을 단순한 언어로 표현하자니,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 3:30)】가 되었던 것입니다.

 

  <설교의 결론>

  인간관계는 ‘하늘의 차원’에서 풀어야 합니다. ‘땅의 차원’에서 풀면 안 됩니다. 땅의 차원에서 풀면, 비극과 불행과 복수가 연이어서 그칠 날이 없습니다. 그러나 하늘의 차원에서 인간관계를 풀면, 신비롭고 아름답고 자유한 삶의 나날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설교를 마치면서>

  이제 설교말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설교말씀의 제목을 ‘하늘의 차원에서 푸는 인간관계’라고 잡아보았습니다. 오늘 이 설교말씀의 제목을 잘 묵상하시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기도하겠습니다.

 

* 축도

이제는 진리의 세계로 진입한 예수님의 놀라운 은혜와 우리 생명의 근원 되시는 하느님의 신비로운 사랑과 지금도 살아계셔서 우리를 아름다운 곳으로 인도해 주시는 성령님의 은총이 우리 수도교회 교우들 머리 위에 영원토록 충만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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