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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 엡5:1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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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 : | 김기동 자매 |
참고 : | 새길교회 2006.2.12주일설교 |
일반적으로 에베소서는 바울이 옥중에서 에베소 공동체에 보낸 서신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에베소서 1:1을 보면 ‘에베소에 사는’이라는 표현이 괄호 안에 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말입니다. 또한 서신의 저자가 바울이라는 것도 의심스럽습니다. 왜냐하면 서신의 내용과 맥락이 원 바울 서신들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볼 때 에베소서는 원래 어느 익명의 저자가 어느 그리스도교의 공동체를 향해 보낸 권면의 편지였는데 교회의 전통 속에서 바울의 에베소 교회를 향한 편지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라는 것입니다.
에베소서의 핵심은 교회 공동체를 향한 관심입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공동체가 하나되어 세상 안에 우뚝 설 수 있기를 희망하는 에베소서는 내용 구조상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1:3절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아버지를 찬양합시다”로 시작하는 전반부는 죄로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을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살리시고 충만한 삶을 주셨다는 고백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학자들은 아마도 이것들은 초대교회 당시 교회 공동체가 예배할 때 공동으로 사용하였던 찬양시, 기도문들이었을 거라고 합니다.
공동으로 하는 찬양시나 기도문이 왜 필요했을까요? 사실 이 당시 교회공동체는 아직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안정을 이룬 공동체가 아니었습니다. 헬라사회 안에서 그리스도 교회는 외적으로는 헬라사회의 의심과 핍박을 감내해나가야만 했고, 내적으로는 그리스도 신앙을 공고히 함으로써 공동체의 자존감이라고 할까, 신앙적 정체성을 다져나가야만 했었을 겁니다. 함께 모여 한 목소리로 찬양하고 기도하는 것 그것은 자신들의 신앙을 재삼 다짐하며 결단하는 중요한 의식이었을 겁니다. 마치 우리가 매주 모여 새길신앙고백을 소리내어 읽으면서 다시 기억하고 결단하며 새길 공동체의 하나됨을 고백하듯이 말입니다(한번 집에서 시간 날 때 큰 소리로 1~3장까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당시 공동체가 했던 찬양과 기도를 통해 그리스도인됨을 다시 한번 새겨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에베소서의 전반부가 이렇게 교회 공동체의 신앙을 함께 결단하고 결속을 이루게 하는 예배의식문들을 담고 있다면, 후반부는 그 공동체가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구체적인 권면의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주님 안에서 갇힌 몸이 된 내가 여러분에게 권합니다”(4:1)라고 시작합니다.
믿음의 공동체는 함께 모여 예배하는 것이 그 하나됨의 출발이긴 하지만 그것으로 충족되진 않습니다. 더 나아가 공동체는 하나의 공동의 뜻을 가지고 같은 삶을 살아가는 것을 의미하기에 서신기자는 그들 공동체 일원들이 이제 구체적인 일상 속에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할 지에 대해 권면합니다. 오늘 읽은 본문은 바로 이 권면들에 속합니다. 1:3절에서 표현하듯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신령한 복을 받은” 공동체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우리 한글 성서 본문은 주절과 종속절이 구분이 되지 않고, 모든 문장이 동일한 권유로 나열되어 있지만 원어를 보면 본문은 18절까지 4개의 명령(not-but)이 주절을 이루고, 19절 이하는 3개의 종속적인 분사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4개의 명령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지혜롭지 않은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조심스럽게 살피라.”(15절) 아무리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새로운 삶을 얻었다 해도 ‘어떻게’라는 문제는 현실적으로 언제나 직면하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이런 명령과 함께 이제 그 명령을 직접 듣고 본문을 읽는 사람들은 다음을 기대하게 됩니다. 지혜로운 사람, 지혜로운 삶은 어떤 것이지? 본문은 구체적인 설명을 생략한 채 두 번째 명령으로 바로 넘어갑니다.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다.” 여기서 세월은 단순히 크로노스, 연대기적 시간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월 즉 ‘카이로스’는 인간에게 맡겨진 시간을 의미합니다. 즉 이제 인간이 스스로 채워 나가야 하는 시간, 바로 결단과 행동이 요구되는 시간입니다. 카이로스 안에서 인간에게 주어진 가능성은 두 가지입니다. 지혜롭게 되느냐, 그렇지 않느냐, 그리스도인으로 결단하여 사느냐 그렇지 않느냐, 결단하지 않을 때 시간 안에서 악한 세대와 하나되는 것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그렇기에 두 번째 명령은 바로 그 악한 세대 안에서 시간을 살펴서 결단하라고 촉구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명령을 통해 지혜로운 사람은 곧 세월을 아끼는 사람이고, 지혜롭지 못한 사람은 악한 세대와 함께하는 사람임이 드러나게 됩니다.
이어 주어지는 세 번째 명령은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라고 말합니다. 15절의 ‘지혜롭지 못한 사람’(아소포이)이라는 헬라어 단어는 신약에서 단 한 번 여기에 나오는 단어인 것과는 달리, 17절의 ‘어리석은 자’라는 단어는 공관복음, 바울서신들에서 여러 번 사용된 단어입니다. ‘지혜’(15절)라는 단어가 실용적 삶의 태도를 담고 있다면, ‘어리석지 않음’이라는 단어는 이해하고 깨닫는 올바른 정신을 뜻합니다. 그래서 서신기자는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깨달으라’라고 대비시키고 있습니다. 지혜롭게 되고, 세월을 아껴서 결단을 하는 것 그 명령들은 이제 여기 주님의 뜻을 깨달으라는 명령으로 드러납니다. 주님의 뜻은 무엇일까요?
지혜로운 사람, 세월을 아끼는 사람, 주님의 뜻을 깨닫는 사람, 이것이 곧 그리스도안에서 하나님의 복을 받은 사람이 살아야 할 바입니다. 이제 마지막 명령은 공동체 모임 안에서 주님의 뜻을 깨닫는 구체적 모습 하나를 제시합니다. 술 취하지 말고 성령의 충만함을 받으라고 말합니다. 다행히 술을 마시지 말라는 것은 아니네요. 왜 술 취하지 말라고 하는지 ‘술 취하는 것 안에는 방탕이 있기’ 때문이라고 곧바로 이유를 제시합니다. 방탕이란 분별력이 없어짐을 의미합니다. 해야할 것과 해서는 안 될 것 사이의 경계가 사라짐을 의미합니다. 그리스도인됨은 차치하고 인간됨을 망각하기까지 하는 것을 우리도 술 취한 자에게서 보지 않습니까? 이것은 술 취함과 성령충만을 현상적으로 대비시키는 것이 아니라, 분별력이 없는 삶과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인됨을 충만케 하는 삶을 대비시키는 명령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시간을 선용하여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행하는 자이며 성령 충만한 자라는 것이 바로 여기 4가지 명령의 요지입니다.
이어 나오는 19~20절은 이러한 성령의 충만함을 어떻게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말합니다. 19~20절을 함께 읽겠습니다.
“시와 찬미와 신령한 노래로 서로 화답하며, 여러분의 가슴으로 주님께 노래하며 찬송하십시오. 모든 일에 언제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이 권면은 그 옛날 어느 교회 공동체만을 위한 권면만이 아닙니다. 이것은 지금도 우리에게 중요한 권면으로 다가옵니다. 즉 바울은 에베소 교회 공동체에게 권면하셨듯이 오늘 우리 새길 공동체에게 주님의 뜻을 분별할 성령의 충만함을 이렇게 권면하십니다.
시로, 찬송으로, 진정한 노래들로 서로 소리내어 나누고 격려하십시오.
입술의 노래를 넘어서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노래로 주님을 찬송하십시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감격과 기쁨으로 하나님께 늘 감사하십시오.
성령이 충만한 공동체는 바로 이것입니다. 서로 격려하며, 한 마음으로 찬양하며, 그리스도를 통해 받은 하나님의 은혜에 늘 감사할 때 그 공동체는 성령 안에 충만함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주님을 향한 찬양은 우리의 감정의 표현이 아닙니다. 그것은 성령 안에서 공동체가 함께 해야할 권고요 명령입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음에 대한 감사요, 고백이요. 더 나아가 주님의 뜻을 분별해 살겠다는 결단의 소리입니다. 오늘 찬양을 통해 성령의 충만한 은혜를, 주님의 사랑을, 우리 공동체 안에서 함께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도
사랑의 하나님, 은혜와 기쁨 안에서 함께 찬양할 수 있게 하시니 감사드립니다. 우리 공동체가 이 찬양을 통해 성령의 충만함을 경험케 하소서. 그 충만함으로 이 땅에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여 지혜로운 자로 살아가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평신도 열린공동체 새길교회 http://saegilchurch.or.kr
사단법인 새길기독사회문화원, 도서출판 새길 http://saegil.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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