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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천사가 사람 사는 세상을 내려다보다가, 거기서 끊임없이 벌어지는 전쟁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잘도 싸우는군. 어쩌면 저렇게 물리지도 않고 날마다 밤마다 싸워대는 걸까? 인간이란, 참 어쩔 수 없는 물건이야.”
“그래도 전쟁을 계속하다보면 언젠가 참 평화가 무엇인지를 깨치게 될 거야.”
“사람들이 전쟁을 더 이상 하지 않는 그런 날이 과연 올까?”
“아무렴, 오고말고. 꼭 올 거야.”
“난 그렇게 보지 않아. 사람들은 저 지구별이 사라질 때까지 어떤 모양으로든 싸우고 또 싸우고 계속 싸우면서 살 거야. 지상에서 인간의 전쟁이 사라지는 그런 날은 결코 오지 않는다고.”
“아니, 머잖아 사람들이 전쟁을 모르고 진정한 평화를 누리며 살아가는 날이 오리라고 난 생각해.”
“정말 그럴까? 저 지구별에서 사람들이 다투거나 싸우지 않고 살아가는 그런 날이 과연 올 수 있을까?”
“저기 봐. 벌써 오고 있잖아?”
“어디? 뭐가 보여? 괜한 헛소리 그만두시지!”
두 천사가 한참 말씨름을 하는데, 하느님이 나타나셨습니다.
“무엇을 가지고 그렇게 다투는 거냐?”
두 천사가 사실을 아뢰자, 하느님이 당신 생각을 말씀하셨어요.
“어떠냐? 너희 둘이 지구별을 반으로 나누어 한 쪽씩 다스려보는 게? 그래서 한 쪽이 다른 쪽을 자기한테로 통일시키면 그쪽이 이기는 거고, 이기는 쪽이 전체 지구별을 다스리도록 하자.”
“좋습니다.”
하느님이 두 천사를 지구에 내려 보내시자 지구별이 두 쪽으로 나뉘어졌습니다.
한 쪽은 인간들의 전쟁에 대하여 “예”라고 말하는 천사가 다스렸고 다른 쪽은 “아니”라고 말하는 천사가 다스렸지요.
이쪽에서는 날마다 밤마다 전쟁이 벌어졌고 저쪽에서는 날에도 밤에도 전쟁 없는 평화가 이어졌습니다.
이윽고, 인간들의 전쟁에 “예”라고 하는 쪽이 “아니”라고 하는 쪽을 자기한테로 통일시키기 위하여 선전포고를 했어요. 인류 마지막 전쟁이 벌어진 거예요.
그런데, 한 쪽은 싸우고 다른 한 쪽은 안 싸웁니다.
한 쪽은 전쟁에서 이기려고 상대를 죽이는데 다른 쪽은 전쟁을 하지 않으려고 차라리 죽어줍니다.
둘이 맞붙었어요. 결과는? 안 봐도 뻔하지요!
죽이는 쪽이 죽어주는 쪽을 순식간에 집어삼켰습니다.
마침내, 지구별이 통일되었어요.
통일된 지구별에 하느님이 내려오셨습니다.
“어찌 되었느냐?”
사람이란 어쩔 수 없는 물건이어서 지구별이 사라질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주장한 천사가 나섰어요.
“보시다시피 제가 이겼습니다.”
“어떻게 이겼느냐?”
“한번 제대로 싸워보지도 않고 그냥 이겼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이 땅에서 전쟁이 없어졌다는 얘기 아니냐?”
“...........”
“............”
“............”
잠시 침묵이 흐르고, 하느님이 판정을 내리셨어요.
“이제부터 지구별은 전쟁에서 이기려고 상대를 죽이는 자들의 별이 아니라 전쟁을 하지 않으려고 차라리 죽어주는 자들의 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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