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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작은 더위라는 뜻의 소서(小暑)입니다. 오늘부터 본격적인 더운 날씨로 접어들지요. 110년만의 가뭄 끝에 내린 비는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요.
농약을 쓰지 않고 농사를 지으려면 정말 쐐가 빠집니다. 메뚜기와 각종 병충해가 들끓어 이를 감당할 농법을 개발해야 하고, 사흘이 멀다고 김매기와 피사리로 허리펼 날이 없고, 퇴비와 유기질 비료를 만드느라 일손을 다 뺏겨야 합니다. 그야말로 비효율의 극치가 아닐 수 없지요.
그러나 요즘은 다양한 제초제와 기계화로 인해 손쉽게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다한 제초제와 농약살포는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줍니다. 땅을 죽이고 자연을 죽이는 농법에서 벗어나 자연에 순응하며 벌레와 지렁이와 공생하는 생태농법, 유기농법이 점점 더 활발해져야 할 터인데 좀 더 편하면서 생산성을 높이려는 자본주의 농사법은 지금 그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시골에서도 가족이 먹는 농산물과 파는 농산물을 따로 키우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4대강 공사로는 절대로 가뭄을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이제는 하늘을 바라보며 하늘의 도움을 간절히 기대할 수 밖에 없네요. 그래서 비 내리는 풍경을 그려봤습니다. ⓒ최용우 201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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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소서(小暑)로 24절기의 11번째입니다. 예전엔 하지 전후에서 모내기를 끝냈지만 요즘은 소만 이전으로 당겨졌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심한 가뭄으로 모내기를 못하다가 며칠 전 온 비로 늦은 모심기를 하는 곳이 많습니다.
고종실록 34년(1897) 7월 2일(양력) 1번째 기사에는 장례원경(掌禮院卿) 민영규(閔泳奎)가 “올봄에는 비 오고 햇볕 나는 것이 고르고 적절하였으나 요즘에 와서 줄곧 가뭄이 들어 말랐습니다. 소서(小暑)가 가까워 오고 있으나 한 번 큰 비가 오지 않은 관계로 이미 파종한 싹은 말라죽게 되었으며 이앙(移秧)하지 못한 모는 시기를 놓치게 될 것이니 백성의 일을 생각할 때 참으로 안타깝기 더할 나위 없습니다.”라면서 기우제를 지내자는 상소 글을 올립니다.
예전에도 소서에 모내기는 늦었다고 생각했는지 "소서 모는 지나가는 행인도 달려든다.", "7월 늦모는 원님도 말에서 내려 심어주고 간다.", "소서가 넘으면 새 각시도 모심는다."라는 속담 따위가 남아 있습니다. 어서 도와 모를 심어야 한다는 뜻이지요. 하지만, 정상적으로 심었다면 이때쯤 피사리와 김매기를 하는 때입니다. 모가 자리를 잡을 때여서 피사리와 김매기로 잡초를 없애고 뿌리내리기를 도와주지요. 그런데 이때는 더위가 한창일 때여서 논에서 김매기를 하는 농부들의 얼굴에는 땀이 비 오듯 하고, 긴긴 하루해 동안 허리 한번 펴보지 못하는 것은 가을의 풍요로운 수확을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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