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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최용우)
오늘은 한로입니다.
공기가 차츰 선선해지면서 이슬이 찬 공기를 만나 서리로 변하는 한로(寒露 10.8)입니다.
옛 사람들은 한로 15일간을 5일씩 끊어서 3후(候)로 나눠서,
① 기러기가 초대를 받은 듯 모여들고,
② 참새가 줄고 조개가 나돌며,
③ 국화가 노랗게 핀다고 하였습니다.
하늘이 더없이 맑고 높고, 벼가 여물어 들판이 황금물결로 출렁이는 것을 보기만 해도 마음이 풍성해집니다. 이 시기는 오곡백과를 수확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시기입니다.옛날에는 벼를 베거나 타작하는 날은 무슨 잔칫날처럼 부산하고 고될망정 수확을 하는 농부의 얼굴은 환하기만 하였지요. 길손이 지나면 꼭 불러 새참이나 점심을 함께 했고, 막걸리 한 사발이라도 돌려 먹을 줄 알았었는데, 요즘은 그 일을 기계가 대신 하는 바람에 들판에서는 기계소리만 나게 되었습니다.
한로에 산과 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꽃은 구절초, 들국화, 쑥부쟁이입니다. 음력 9월 9일을 중양(重陽)절, 즉 양(陽)의 숫자 중 가장 큰 수인 9자 두 개가 겹친 날이라는 뜻인데, 이 시기에 국화전(菊花煎)을 지지고 국화술을 담그는 풍습이 있습니다. 국화는 그 둥근 모양과 밝은 색이 태양을 상징하며, 그래서 구절초라는 꽃 이름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한로와 상강철의 별미는 추어탕(鰍魚湯)입니다.미꾸라지를 왜 추어라 하느냐 하면 가을 추(秋) 에 누렇게 살찌는 고기라하여 추어(鰍魚)라 합니다. '본초강목'에는 미꾸라지가 양기(陽氣)를 돋우는데 좋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추어탕에는 산초를 살짝 뿌려 먹으면 미꾸라지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개운한 맛으로 변하지요.
또한 여름철의 꽃보다도 아름다운 가을 단풍이 짙어지기 시작하고, 제비와 같은 여름새는 강남으로 날아가고 기러기 같은 겨울새가 돌아오는 시기입니다.감을 따는 시기이고 몇 개 까치밥으로 남겨둔 감이 저녁노을을 받아 아름다운 농촌풍경을 연출하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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